post-title
말씀테마
오늘의테마

시험인 줄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함께 분별하고 통과하자. 이런 관계는 시험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2018-06-25 · 
 24665 · 
 561 · 
 13

정말 훈련된 사람이 교회에 온다. 그가 있는 것만으로도 교회에 도움이 된다. 나도 좋고 성도들도 좋아한다. 그런데 시험이 온다.

사실 시험이 올 줄 알고 있었지만 너무 두려웠다. 만약 이런 상황에 시험이 온다면 교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후유증도 클 것이었다. 생각만 해도 괴롭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설사 시험을 통과한다 해도 관계와 사역의 내용은 많이 달라질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따뜻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교회의 방향을 이해하고, 굳이 돌보지 않아도 같이 사역하는 동역자가 되고, 내가 다 돌보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역할 분담이 되었다.

그러나 시험이 오면 이런 관계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과거에 도와준 것은 의미가 없고, 지금 자기가 원하는 사역을 진행하는 데 얼마나 권한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그러면 편을 갈라 ‘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 사람에게 간다’라는 식으로 교회가 나뉘고, 사역은 정치적 구조의 이해에서 벗어날 수 없게 돼버린다. 순전한 의도는 사라지고, 무엇을 해도 정치적이 된다. 누구의 일이고, 누가 주도적이고, 누가 드러날 것인지를 따지게 된다.

오후에 전화가 왔다. A전도사가 몸이 좋지 않아서 수요 기도회 모임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동안 교회 사역을 하면서 내가 견지해온 태도는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은 만들지 않는다”였다.

언제든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고 억지로 하는 일 없이 즐거운 정도로 일하도록 했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아서 기도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은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무언가 마음에 부담이 되고 석연치 않았다. 다른 이유가 있는데 몸이 아프다고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즐거움으로 함께 사역하던 시간은 이미 물 건너갔다. 사역에 대해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저마다 자기가 어느 정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지 꽤 되었다. 성도 60명인 교회에서 예배를 3부로 나누고 내가 1부 예배에서만 설교를 하게 된 것도 동역자들에게 다가온 시험이 중요한 이유였다.

늘 그랬듯이 재정도 받아야 하고, 자존심도 지켜야 하며, 사역적인 의미도 있어야 하고, 앞으로 단독 목회를 향한 전망도 있어야 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도와야 했다.

다행히 우리는 시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어느 정도는 분별해왔다. 하지만 그날은 참석하지 못하는 미안함보다는 무언가 무겁고 적대적인 느낌을 받았다. 사실 나는 준비모임만 도와주고 기도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준비모임에서 은혜의 방향이 잡히면 사람들이 모여 기도 할 때 폭발적인 은혜가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차분하게 기도했다. 사역자로서 슬프거나 화나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시험을 분별하고 시험이 물러가도록 기도했다. 좋은 마음,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회계 집사에게 A전도사가 몸이 좋지 않다고 하니 과일을 사서 보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가 과일을 먹고 건강해지고 가족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무언가 시험 속에서 이런 것들이 파악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A전도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어서 과일 받는 것을 거절했다고 했다. 나는 따뜻하게 말했다.

“네게 처음 교회에 오라고 할 때 사례도 할 수 있고, 대학원 납부금도 도울 수 있으니 같이 있자고 했었지. 너도 그때의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나중에 교회가 분립되면 좋겠고.

네 대학 후배가 좋은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다는 것이 지금은 네게 시험이 되겠지만, 어떤 일을 할 것인지보다 영혼을 돌보는 마음으로 우리가 같이 있을 수 있다면 반드시 네 사역이 생길 것이다. 시험에 들지 말고 시험을 분별해야 한다.”

그가 아주 어려운 중에도 내 말을 들었다. 보통 이 정도 시험이 오면 관계가 많이 상하고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다. 상태가 좋을 때 신뢰 속에서 자유롭게 나누던 깊이 있는 대화가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신실한 대화가 가능했다.

그는 시험이 올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진실한 마음으로 들렸다. 시험인 줄 알지만 마음이 가라앉고 힘든 것 같았다. 내가 말했다.

“네 어떠함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먼저 시험을 생각하고 대적했으면 좋겠다. 시험 속에 들어가 생각하지 말고, 시험이 물러가도록 기도해라.”

예수이름으로 잠잠할지어다
시험이 물러가도록 기도하기

물론 시험에 반응하는 욕심이 있지만 그보다 먼저 시험을 분별하고 대적해야 한다. 늘 시달리는 문제니까 어느 정도 감각도 있고, 과정도 알 것이다. 그가 주의 깊게 듣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든 자매들은 결혼 문제를 생각하면 좋았던 컨디션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마찬가지로 나이 든 사역자들은 자신만의 사역지를 생각하면 무너진다.

함께 시험을 분별하자, 그의 마음이 조금 풀렸다. 과일을 받기로 했다. 그것은 과일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기 때문이었다. 시험이 힘을 잃으면 그동안 시험 속에서 해석되던 것들이 새롭게 해석된다. 나는 시험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의 관계가 더 좋다.

시험이 없다면 마냥 좋기만 한 예전의 관계가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을 피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함께 분별하고 신실하게 대화하며 장래 전망을 기도하는 지금이 더 좋다.

비록 조건 없는 신뢰와 보호와 충성은 사라졌지만 말 한마디 조심하고 의도를 자주 설명해주어야 하는 지금이 더 좋다. 마냥 좋은 관계로는 시험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함께 시험을 분별하면서 통과한 관계는 시험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교회는 그렇게 강건해지고 방향을 잡아간다.

시험을 몰랐다면 서운한 마음에 화가 났을 것이다. 내가 지금껏 도와주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그렇게 하면 사람이 떠난다. 평생 나 혼자 있을 것이다. 혼자 있을까 봐 참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간 동안 시험에 속았던 것이 너무 안타깝다. 이제는 절대 시험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시험이 기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말씀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 야고보서 1장 12절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 베드로전서 4장 12절 -13절

† 기도
하나님, 시험인 것을 알지만 제 마음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알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이런 제 마음 깊은 곳을 오직 선하신 주께서 만져주십시오. 주변의 동역자들과 이 시험을 함께 이겨내며 신실하신 주님 앞에 나아가게 하여주십시오.

† 적용과 결단
주변에 시험으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까. 내가 지금껏 도와준 것만을 생각하고 그들의 행동에 화를 내거나 혹은 삭이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들과 내가 속한 공동체, 자신을 위해 기도합시다. 함께 분별하고 이기도록 말입니다.



낭독으로 만나는 테마
귀로 들어요~ 갓피플 테마. 눈으로만 읽는 것과는 다른 은혜가 뿜뿜. 테마에 담긴 주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다양하고 새롭게 나누어지기를 기도하며, 갓피플 직원들이 직접 낭독했습니다. 어설퍼도 마음만은 진실한 낭독러랍니다^^ 같은 은혜가 나누어지기를...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