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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주스 대표 문정한 - 정직한 가치가 하나님의 브랜드를 만든다

달콤한 과일 향으로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머시주스(Mercy Juice)는 친환경 과일과 야채로 주문하는 즉시 착즙해 신선함과 향, 맛을 전달하는 소셜 벤처(혁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창업기업)다. 이곳을 만든 문정한 대표는 2014년 6월 신사동 가로수길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5곳의 매장과 HACCP 인증을 받은 성수동 생산 플랜트를 운영 중이다.
머시주스는 문을 연 지 1년 만에 연매출 20억을 달성하며 디톡스 주스 열풍 속에서 ‘정직과 회복’이라는 가치를 한 잔의 주스로 만든다. 고객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주스를 마시기도 하지만 온라인에서 6병 세트로 구성된 주스를 주문해 마시는 비율이 많은 편이다. SNS에서 머시주스는 약 7000원 가격으로, 설탕이나 물을 넣지 않는 정직한 주스로 입소문이 났다.
문 대표는 머시주스가 가진 ‘정직과 회복’의 두 축을 이루는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성실함과 살아있는 열정을 더해 믿음의 도전 중이라고 고백한다. 브랜드를 만든 이후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인도하심 가운데 배워가는 새로운 과정을 지나고 있는 그다. 문 대표의 이야기가 예비사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창업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글 김지언 사진 도성윤

문의 www.mercyjuice.com 02-540-3596

의사가 되기 위해 입학했다가 전공을 바꿔 경제학과를 졸업하셨죠.
중학생 때부터 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어요. 군 입대를 위해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10년간 캐나다에서 공부하면서 토론토대학을 졸업했고요. 집안의 장남이었고 아버지처럼 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늘 창업의 꿈이 있었어요. 어렸을 때 은행을 따서 약재상에 파는 일, 신문배달 등에 재미를 느꼈죠. 그러다 특전사로 군 복무를 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생각했어요.

친한 선배와 동업하다 어려움을 겪으셨던데….
2천만 원 정도를 자본금으로 온라인 여성 의류사업을 했는데, 그때 가장 믿었던 형에게 1억 여 원의 사기를 당하고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금전적인 피해도 컸지만 마음의 상처가 더 깊게 남았죠. 당연히 원망과 배신감이 들었고 포기하고 싶었어요. 한 달 반 동안 폐인처럼 살았던 것 같아요. 새벽기도하면서 ‘정직과 회복’이라는 사업의 키워드를 받고 머시주스를 만들게 됐어요. 당시 그 어려움이 더 정직한 방법으로 사업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된 거죠. 돌아보니 의류사업할 때 제 목적이 돈을 많이 버는 것 외엔 없었거든요. 하나님이 한순간에 가져가시더라고요(웃음).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배웠죠. 그리고 하나님 외에 믿을만 한 건 없고 저에게 사람은 이젠 이해하고 사랑할 존재로 가치관이 바뀌었어요. 제 연약한 영역에 대한 훈련이었던 것 같아요.

머시주스에 담는 가치를 정의한다면
모든 것에 정직해야 회복이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정직하게 만들어서 영육간 회복을 전파한다는 미션 아래 세워졌으니까요. 사업 기획과 구상 단계부터 약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 세상에 나온 브랜드예요.신선한 과일과 친환경 채소 등으로 15종이 넘는 주스를 만들어 고객의 건강 회복에 중심을 두었어요. 자연 그대로의 채소나 과일을 재료로 갈지 않고 프레스해서 만드는 착즙주스라 열 발생이 가장 적어 영양소 파괴가 가장 덜 해요. 일반 음료처럼 가볍게 한 병을 섭취하거나 건강의 회복을 돕는 클렌즈 프로그램도 판매해요. 하루 정도 주스만 섭취해 위가 쉬도록 만들어주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체내의 독소가 배출되면서 혈관을 청소하고 깨끗한 신체를 만들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가치를 담기 위한 노력은 서비스에 답이 있겠군요.
우선 설탕이나 물 그리고 살균처리를 하지 않은 100퍼센트 원료만으로 만들어진 주스 자체가 살아 있는 가치라고 생각하고요. 또 일부러 제품을 팔기 위해 고객에게 거짓말을 한다거나 재료 함량 등을 속이지 않아요.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것 또한 당연한 의무이고요. 저희가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고 성실하게 서비스하면 고객들이 알아주시리라 믿어요.
매달 수익금을 결산해서 10퍼센트를 필요한 곳으로 흘려보내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요.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머시주스에서 주스를 짜고 나온 펄프(찌꺼기)를 제공하면 발달장애인이 그 재료로 비누를 재생산하기도 하죠. 완성된 비누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은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교육사업 운영비로 쓰이고요.

요즘 고민은 리더의 역할에 대한 건가요?
사업이 커지면서 예전 방식으로는 더 성장하기 어려워졌어요. 초기에는 모든 부분을 제가 직접 통제했는데 직원이 늘면서 원만하지 않았죠. 브랜드를 만들고 2년이 안됐는데 작년에 매장이 많이 생겼어요. 매장이 오픈되는 속도보다 인원을 채용하는 속도가 늦어져 어려움이 있었어요. 회사의 원칙과 구조가 덜 잡힌 상태에서 채용된 인원들에게는 후에 만들어진 관리체계들이 강요처럼 느껴질 수 있었을 거예요.
결국 다수의 인원들과 부딪히면서 성장통을 겪었어요. 지금은 온전히 저희만의 정신과 원칙이 토양이 되어 그 위에 저희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뿌리를 뻗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결국 저와 같은 방향성을 가진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란 것을 깨달았죠. 저와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제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이야기해 끌고 가는 동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조언이 있을까요?
우선 내 장사를 하고 싶은지 기업을 일구고 싶은지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져요. 기업을 일구고 싶다면 당연히 너무나 많은 요소들을 학습하며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하고요. 핵심적인 부분만 이야기한다면 내 자신의 그릇에 대한 고찰(목적, 모양, 재질, 사이즈)을 하면 내가 어떤 분야의 사업을 잘 할 수 있을지가 보일 거예요. 저는 브랜딩에 대한 은사가 있어 도매사업보다 고객들과 접점이 가까운 소매사업을 더 편하게 느꼈어요.

기도하면서 사업을 구상하셨는데 신앙적으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사업을 시작하기 전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적을 찾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하나님이 주신 목적이 있어도 세상의 가치에 휩쓸리는 게 다반사인데, 목적마저 없다면 사업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목적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관계유지밖엔 없다고 생각해요. 말씀과 기도의 준비는 하나님이 허락한 권위를 잃지 않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 같은 경우도 바쁘다는 핑계로 말씀과 기도생활을 잘 하지 않게 되면 제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보다 앞서고 그렇게 되면 사업을 이끌어가는 방향도, 사람들을 리드하는 권위도 흔들리더라고요. 결국 기업을 움직일 원동력을 잃어버리죠.

아무리 기도해도 도무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잖아요.
저 역시 기도해도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대부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길이 올바른 길일까’ 하는 고민이 많았죠. 그래서 저는 십자가의 원리를 대입하여 모든 상황을 생각하는데, 십자가에서 수직부분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변하지 않는 선한 방향을, 수평부분은 청지기인 저의 성실한 노력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선택지가 세 곳이라고 하면, 저는 우선 세 곳의 선택지 중 하나님이 보시기에 가장 선한 방향이 어느 곳일지를 생각해요. 만약 세 곳 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각 선택지의 예상 변수를 준비하며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죠. 그리고 한 선택지를 선택해요. 그렇지만 어떤 길을 선택해도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잖아요? 선한 방향을 선택한 것이니 다른 두 곳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은 당연히 없어야 하겠죠. 제가 선택한 길에 어려움이 있을 땐 하나님이 주신 성장 테스트라고 생각하고 기도하며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하고요. 어려움을 돌아보면 항상 저의 연약한 부분을 훈련시키시려는 것이었더라고요.

비즈니스를 통해 무엇을 꿈꾸세요?
선한 자본가를 꿈꿔요. 자본가가 된 후 선한 것을 행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라, 선한 목적을 토대로 자본가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순서라고 생각해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말씀(마 10:16)이 요즘 깊이 와 닿아요. 하나님은 태초부터 사람에게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하셨잖아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사람들이 만들어낸 구조를 지혜롭게 이해하고 다루되 순결함을 잃지 않는 균형이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선한 자본을 도구로 생명을 살리는 정직한 기업들을 포도원처럼 일궈나가는 생명사업가가 되는 것이 저의 목적이자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