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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마이치약 만든 치과의사 민승기 - 개념 있는 치약으로 이웃 사랑을 나눠요 -

SBS <영재발굴단>의 ‘명문가의 비밀 편’에 아버지 민병진 씨와 출연한 민승기 씨는 4대째 의사를 배출한 자녀교육의 특별한 비결로 같은 취미를 통해 소통하는 가족문화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보건학과와 뉴욕대 치대에서 치의학을 공부했다. 치대 졸업 후 보건소에서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마치고, 하와이와 워싱턴 D.C.의 치과에서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무료클리닉 봉사를 했다.
민승기 씨는 남을 돕고 싶어서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그것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직업을 십분 활용해 위드마이치약을 만들었다. 그렇게 ‘개념 있는 치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믿고 쓸 수 있는 생필품을 만든 것이다.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됐으면’ 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제품이기도 하다.
크리스천이라면 하나님의 부르심과 은사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부르심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주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위드마이치약으로 소셜 벤처를 창업한 민승기 씨의 이야기에서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지언 사진 도성윤

아버지에 이어 치과의사가 되셨는데, 특별히 그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미국에는 치과대학 입학시험(DAT)이 있는데 제가 지원할 당시에는 평균이 17점이었어요. 저는 치대보다는 미대를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일 30점 만점인 DAT 시험에서 21점 이상을 받으면 기도의 응답으로 알고 치과대학으로 전공을 선택하겠다고 기도를 했죠. 점수가 낮게 나와야 제가 원하는 미대를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공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섯 과목에서 전부 21점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받아들이고 치과대학에 들어갔어요. 제 인생에서 치과대학을 다녔던 시간이 제일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공부 자체도 힘들었지만 왜 이 전공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서 방황도 많이 했고 교회도 잠시 멀리 했었죠.

방황하던 마음은 어떻게 다잡았어요?
어머니의 쌓인 기도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리 방황하더라도 어떤 선은 건너지 않게 믿음의 울타리가 있었던 거죠. 그러다 한 교회의 소모임에 등록하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어요. 돌아온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하나님께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아요. 제가 돌아오니 하나님이 저를 꽉 안아주시는 것 같았고, 그 이후로 다시 신앙생활을 했죠.

어머니께 많은 영향을 받으셨군요.
네,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는 외국인학교를 다녔는데 어머니께서 성경으로 한국말을 가르쳐주셨어요. 또 <영재발굴단>에 출연했을 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자녀를 믿어주는 믿음이었는데, 어머니께서 저에게 그렇게 대해주셨거든요. “낙제해도 괜찮다. 네가 최선을 다했다면 성적으로 F를 받아도 엄마는 아무런 상관이 없단다. 하지만 네가 성적은 A를 받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구나”라고 저에게 자주 말씀하셨어요. 그 말 한 마디 때문에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의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세요?
보건소에서 1년 동안 레지던트로 일했던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그리고 그 후에도 일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무료클리닉에 가서 봉사를 했는데 저는 그때가 즐겁더라고요. 제가 치약을 만들고나니 주변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좋게 봐주시는데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돈이나 제품을 기부하는 것보다 더욱 지속 가능한 공헌과 기부가 올바르다고 보거든요. 부족한 면이 많은데 좋게 봐주시는 분들의 격려에 걸맞은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치약은 어떤 생각으로 만들게 되었나요?
2013년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나왔다가 적응이 힘들어 재작년 말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어요. 가기 전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건강이 좋지 않아 수술을 했어요. 수술 후에도 3개월 동안 누워만 있어야 할 정도로 아팠거든요. 그런데 누워 있는 동안 내가 평생 하고 싶었던 창업을 해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용기를 냈어요. ‘치과의사로써 할 수 있는 비즈니스나 사회적 기업이 무엇이 있을
까’ 고민하다가 치약을 개발하게 된거죠. 기부로 이어지는 목적을 가진 치약이 없더라고요. 치과의사가 된 것도 봉사하기 위한 목적이 컸으니까요.

위드마이치약은 어떤 제품이에요?
‘개념 있는 치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나의 몸도 생각하지만 이웃과 환경 그리고 나아가 모든 생명을 고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만든 제품이에요. 치약을 만들자 어머니께서는 매우 좋아해주셨고 치과의사이신 아버지께서는 대중들의 입장에서 레모네이드 맛과 거품이 나지 않는 것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어요. 우리가 칫솔질을 할 때 거품을 만드는 게 계면활성제(SLS)인데 각종 암과 염증,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코코넛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했어요. 그러다보니 위드마이치약은 거품이 좀 덜 나죠. 처음에 사용하시는 분들이 생소해하시는 게 어쩌면 당연해요.

다른 치약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한마디로 제가 사용하고 싶은 치약이에요. 파라벤, 합성계면활성제, 인공색소 등 해로운 성분이 전혀 없는 안전한 제품으로 만들었죠. 동물성 원료가 없는 비건제품으로 국내 최초로 미국과 영국 단체에서 인증을 받았어요. 그리고 레몬오일을 첨가해 어른과 아이들 모두 좋아할 레모네이드 맛을 냈어요. 그 오일 덕분에 임신한 여성들의 양치덧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고요.

고객들에게 제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게 있을까요?
저는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의 몸, 이웃,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개념 있게 물건을 구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안전한 친환경 생필품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이 치약도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하는 일들을 통해 환경과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거든
요.

소셜 벤처로서의 일을 충실하기 위해 평소에 더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앞으로 개발도상국에 구강건강 교육과 치위생사 교육을 제공함으로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아버지와 상의 중이에요. 또 치약 튜브 같은 경우에도 낭비되는 요소라서 어떻게 하면 친환경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제품 구입이 자연스레 기부로 연결되도록 하셨더군요.
페이스북을 통해 보육원을 소개해달라고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연결된 선덕원에 자주 가고 있어요. 또 방송인 이지희 씨와 주내힘교회 김남국 목사님이 소개해주신 필리핀 빠야따스에도 도움을 주고 있고요. 선덕원에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는 제가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오는 것 같아요. 제품이 판매될수록 기부하는 곳을 늘려갈 생각이에요.

나눔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 7:12)는 구절은 제 인생의 모토 같은 말씀인데요. 이 말씀처럼 ‘나눔’이 삶의 별도가 아니라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실천됐으면 좋겠어요.

문의 www.withmy.co.kr, 070-7782-6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