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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제 이일순 대표

한복은 ‘한민족 고유의 옷 - 조선옷’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요즘에는 ‘차이킴’의 김영진, ‘리슬’의 황이슬 씨가 생활한복을 디자인하며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길을 닦은 원조 디자이너가 있다. 영화 <사도>의 한복제작자인 금단제의 이일순 대표다.

그녀의 한복은 연예인들이 많이 입기로 유명하다. 채림ㆍ가오쯔치 부부, 서태지ㆍ이윤성 부부, 이병헌ㆍ이민정 부부, 모델 장윤주, 엄지원 씨 등이 결혼식에서 그녀의 한복을 입었다. 이 대표의 한복은 고운 선과 색깔의 깊이가 남다르다. ‘묵상과 기도’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일순 대표는 한복디자이너로서 한국을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세계를 가다 - K패션 프로젝트’는 세계 속에 K패션을 알리고자 마련된 문화 프로젝트다. 중부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이애리 교수가 기획을 맡고, 금단제의 이일순 원장, 문화전문 조경이 기자가 의기투합했으며, 연예인, 예술가, 기자 등 직업별 일반인 모델과 스텝 등 100여 명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작년 연말에는 국회에서 일곱 번째 촬영과 함께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일순 대표에게 한복은 옷이 아니라 주의 길을 만드는 책임이자 사명이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열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사야서 62장 10절 말씀이 이 대표의 인생을 바꿨다.
“성문으로 나아가라 백성이 올 길을 닦으라 큰 길을 수축하고 수축하라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치를 들라”(사 62:10).
글 김지언 사진 금단제(www.kumdanje.co.kr) 제공

K패션 프로젝트로 세계를 가다
‘금단제’는 요한계시록과 베드로전서에 나온 말씀이 담긴 브랜드입니다. 금단과 같은 옷을 입고 왕 같은 제사장으로 천국에 올라가자는 뜻이지요. 한복의 세계화로 주의 길을 만드는 것, 나아가 우리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많은 재정이 들고 힘들 때도 있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한복디자이너가 있지만 제가 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하는 디자이너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종과 헌신, 인내까지 감수해야 가능할 정도로 힘든 일입니다. 한복의 세계화와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어떤 것도 아끼지 않습니다.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준비하게 맡겨주셨는데 힘들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저에게는 이 길이 주의 길을 수축하고 기치를 드는 것입니다.
두 딸인 하경이와 하은이가 제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인 큰딸, 뮤지컬배우인 작은딸은 저희 K패션 프로젝트를 돕는 든든한 동역자입니다.

한복디자이너, 이스라엘을 품다
어렸을 때 저희 집은 방앗간을 운영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가정주부가 아닌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어린이였습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절을 지을 정도로 독실한 불교신자였습니다. 어떤 집에서 자랐는지 아시겠죠?
친구 따라 점집에 갔다가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만 명 중에 한 명 정도 있는 아주 좋지 않은 사주라서 부적을 써야 한다는 점궤 때문이었죠. 화가 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하늘을 보다가 누군가 더 큰 존재가 있다는 것을 느낀 겁니다.
그러다 우연히 온누리교회 (故)하용조 목사님의 설교테이프를 선물로 받았는데요. 그때만 해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교회에 가지 않아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1992년에 온누리교회를 찾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에 가보고 싶었는데, 하루는 새벽기도를 하고 나오던 중에 어디선가 ‘샬롬 샬롬 이스라엘’이라는 찬양소리가 들렸습니다. 찬양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에 가보니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사역하는 키비(KIBI, 한국과 이스라엘 성경연구소) 사역에 동참해왔습니다. 지금은 키비에서 총무로 섬기는 남편과 함께 믿음의 유대인인 디아스포라를 이스라엘로 불러 모으는 일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금단제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
저는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하고, 도안과 염색을 부전공했습니다. 이후 8년 동안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다 한복디자이너로 입문했지요. 염색을 배웠기 때문에 금단제만의 색감을 뽑아 한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안에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이 이 일의 밑거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금단제를 운영하면서 경험한 세 번의 이사는 고난이자 축복이었습니다. 터무니없이 보증금을 올리는 바람에 권리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난 적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하나님이 내려놓으라고 하시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을 정도로요.
한복으로 유명해지니 하나님보다 사람에게 집중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야곱과 같은 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께만 집중합니다.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깨어짐을 경험했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하나님이 야속하다기보다 선하신 아버지의 성품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
15년 동안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사역하면서 11회 정도 그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이스라엘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미국 유대인들을 위한 문화 공연과 한복 패션쇼 등도 해왔고, 한복과 우리나라의 전통을 알리는 일 또한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희년인 2017년에 크리스천 유대인을 위한 한복패션쇼를 열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통의상인 한복으로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