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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광고기획자정기섭 집사

광고는 인종과 종교, 문화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 하나님을 전하는 복음을 광고로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대학로 동숭교회 벽면에는 ‘예수의 못자국 난 손’과 요한복음 11장 25,26절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붙어 있다.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는 예수의 부활을 알리는 ‘복음광고’다. 광고를 통해 하나님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복음을 광고하는 데 헌신한 이가 있다. 복음광고를 만든 정기섭 대표다. 그는 25년 광고 전문가로 일하면서 하나님이 왜 상업광고를 시키셨는지 복음광고를 하면서 깨달았다. 지금은 자비량으로 복음광고를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복음광고를 현수막으로 제작해 교회벽면을 광고판으로 활용하거나 차량용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중이다. 최근 미국 비영리재단 (www.givechances.org)에서 복음광고로 차량용 스티커를 제작해 부활절에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호주와 대만에서도 요청이 들어왔다. 복음광고로 예수 복음이 전 세계에 퍼지는 모양이다. 국내에서도 뜻있는 분들의 복음광고 스티커 제작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광고로 복음을 만나다
그는 광고 일을 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당시에는 ‘돈과 일’이 그에게 하나님이었다. 그는 3대째 모태신앙이었지만 무늬만 크리스천이었다. 10여 년 전 광고회사를 운영하다 파산을 경험할 때가 나이 마흔이었다. IMF로 사업의 어려움을 겪으며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다.

그는 인생의 모든 꿈을 접고 자신의 광고 유작을 칸느광고제에 출품하기 위해 프랑스로 삶의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광고인이라면 프랑스 칸느광고제에 이름을 남기길 꿈꾼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실망하며 돌아서려는데 벽에 걸린 한 수상작이 그의 머리를 망치로 치는 것처럼 보였다.

‘신은 죽었다’라는 철학자 니체의 문장 옆에 ‘니체는 죽었다 -하나님’이라고 쓰여 있었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고, 살아야 할 이유를 몰랐던 그가 왜 살아야 하는지 발견한 계기가 되었다. 니체는 죽이고 정기섭은 살리는 복음의 메시지를 광고로 만난 것이다. 아무 희망 없이 칸느에 갔던 그가 소망을 품고 귀국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새벽기도를 결단했다. 광고인들은 주로 밤에 집중해서 일하느라 올빼미 생활을 하는 편이다. 새벽을 깨우는 것은 정기섭 대표에게 대단한 결심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IMF 때 망했던 회사가 6개월 만에 다시 회복되었다. 하나님을 깊이 만난 그의 삶은 기도할 때마다 응답과 기적의 연속이었다.

복음광고에 올인하는 이유
광고인들은 광고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광고주)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주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그만큼 광고주의 비중이 크고 절대적이라는 뜻이다. 정 대표는 정글 같은 광고업계에서 20년을 일했다는 게 전적인 하나님 은혜라고 고백한다.

돌이켜보면 광고계에서 달란트를 훈련하며 정금같이 단련 받아 복음광고기획자의 길을 걷는 것 같다. 회심한 그는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광고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상업광고를 하면서 틈틈이 복음광고를 만드니 일 년에 한 작품이 나올까 말까 했다.

“함께 직장인예배를 드렸던 한 후배가 하나님을 만나고 3개월 만에 뇌출혈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후배의 장례식장에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세상에서 무엇 하다 올 거니?’라고 물으시는데 대답을 못했습니다.

지난 일을 돌이켜보니 일의 우선순위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돈이 모이면 자비량으로 멋지게 사명을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사명’이 먼저이고 나머지는 주님이 책임지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내 장례식장에는 복음광고를 조화대신 전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적인 상업광고는 이제 그만하고 복음광고에 전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겠구나, 하나를 버리자” 해서 광고사업을 정리하고 주님께 올인(All in)하겠다는 결단을 했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내 주머니입니다’라는 카피가 대한민국공익광고대상을 받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에게 수의 작품(2005)은 복음광고의 첫 단추였다고 고백한다. 제출 마감 날짜가 다가왔지만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얍복강의 야곱처럼 울부짖으며 기도하던 중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단다”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기도하며 만든 작품이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하면서 복음광고를 만든다. 하나님이 복음광고 아이디어의 근원이시기 때문이다. 그렇게 골방에서 기도하며 만든 복음광고 작품만 지금까지 50여 개다.

광고로 복음을 전하는 여정
그의 광고에 감동해 회심한 이들이 많다. 그의 대표작인 ‘100-1=0’ 광고를 보고 수원의 한 공장 대표가 회심했다. 이탈리아의 한 민박집 노부부는 그에게 받은 전도지를 받고 회심하기도 했다.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도지를 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스페인 똘레도의 한 수도원은 복음광고 전시회를 스페인에서 열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자신이 만든 광고 중 ‘0+1=100’(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예수님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를 삶으로 증명하고 싶었다.
“핸드폰과 60킬로그램의 복음광고 작품만 직접 들고 갔습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전시회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는 하나님나라의 복음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위해 광고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광고 기법 중에 ‘AIDA’라는 게 있습니다. 인간이 행동을 일으키기까지는 주의하고(attention), 흥미(interest)를 갖고, 욕망(desire)을 느끼고 행동(action)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하나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접근시켜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다양한 광고를 합니다.

복음도 모든 사람들에게 땅 끝까지 전해져야 하는 핵심가치입니다. ‘교회 나오십시오,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보다 한 줄의 카피와 비주얼로 복음을 광고하는 일, 즉 한 번에 말씀메시지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더욱 많은 사람들을 회심시키는 게 복음광고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의 꿈은 복음을 광고에 담아 새로운 방법으로 땅 끝까지 전하는 것이다.

정기섭의 복음광고는 2015년 한 해 동안 갓피플 매거진에 한 편씩 연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