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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공동체는 당신의 자원입니다

미국 IT산업의 산실(産室)로 알려진 실리콘밸리에 모바일 서비스 회사를 창업한 신재환은 30대의 젊은 사업가이다. 구글플레이 스토어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모모로컬’(혹은 momolocal)을 검색하면 이 회사의 앱(어플리케이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언뜻 보면 일종의 SNS 앱처럼 보이지만, 그 쓰임새는 생각 이상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중고장터는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인공지능 추천엔진이 적절하게 찾아 연결하는 기능까지 내포하고 있다.
신 대표는 이 앱을 미국 유학 중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모든 면에서 필요를 느껴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신앙생활은 곧 공동체생활이라고 배웠는데, 현실은 공동체의 기본인 관계성에서 많이 멀어져 있다고 그는 느꼈다. 그런 현실을 타개하고 관계를 맺는 일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하게 되었고, 나아가 세상에서 각 개인들의 자원을 소통하고 연결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까지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원래는 건축가로서 8년 이상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일했다는 그가 하나님의 마음을 받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들어본다.

글 이한만 사진 도성윤 장소협찬 더 라움(the LAUM)

모모로컬이라는 앱이 무엇인지, 왜 만들게 되었는지부터 설명해주시겠어요?
간단히 설명 드리면 자신의 자원을 관리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입니다. 저희들은 사람의 자원을 크게 지식, 물건, 인맥 3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자원을 쉽게 기록하고 관리하며 각자 속한 커뮤니티에 효율적으로 나누고 필요한 사람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모바일 앱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모(MOMO)는 서로 마음이 만난다는 뜻의 ‘Meeting Of the Minds Of’의 약자이고 로컬(Local)은 말 그대로 지역 기반의 네트워킹을 상징합니다.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고요, 자신이 팔고자 하는 물건을 소개하는 아주 기본적인 활동부터 교회나 지역 공동체가 단체로 공유하려는 프로그램, 세미나 등을 알리고 선교활동 등에 인력을 모집하고 의견을 나누는 일까지 매우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나 직장에서 단체로 가입해 모바일 장터를 열 수도 있지요.
저는 원래 건축학도라 IT 분야와 직접적인 상관은 없었는데요, 제가 이 모바일 앱을 처음 만들게 된 계기는 미국 유학중일 때였습니다. 정착을 하자니 방도 구하고 가구도 사야 하고, 처음에는 도움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교인들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다니던 교회 입구의 게시판을 보니 오래돼 찢어진 것도 많고, 전화해보면 벌써 ‘집 나갔다’ 그러고, 게다가 일주일에 한번밖에는 보지 못합니다. 새로운 정보가 나와도 사람들이 그 즉시 볼 수 없고 교회에서는 관리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광고는 대개 일대다(一對多)가 아닙니까. 그러나 다대다(多對多), 즉 교인들끼리 서로 다양하게 개별적으로도 소통할 수 있으려면 기존의 게시판 방식으로는 어렵겠더라고요. 또한 교회에서 해외 선교사님들에게 보낼 물건을 급히 포장하고 발송한다거나 행사 뒷정리와 설거지를 한다든지, 어떤 급한 사역을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때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사람을 즉시 모집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다니던 교회는 교인이 4천 명 가량 되는 제법 큰 교회(캘리포니아 멘로파크장로교회, 존 오트버그 담임목사)였는데도 그런 소통을 위한 전체적인 도구가 아쉬워 보였습니다. 다른 교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였겠죠.

이 앱이 교회 공동체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더 할 수 있습니까?
단순히 자기가 팔고 싶은 중고물품을 알리는 일만 하는 게 아니죠. 전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필요와 도움을 연결시키는 헬프 네트워크(help network)로써, 자기가 속해 있고 신뢰하는 공동체 안에서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할 때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며, 교인들이 원할 때, 그리고 교회가 원할 때 바로 연결해주어 협력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누구나 사용하기 쉽도록 플랫폼(앱 프로그램)을 최대한 쉽게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1분 안에 가입하고 게시판을 만들고, 교인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씨에서 인터넷으로도 가능합니다.
제가 다닌 교회 목사님도 자주 안타까워하신 일인데, 현대의 많은 교인들이 교회는 다니지만 서로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주일에 목사님 말씀만 듣고 각자의 집에 돌아가는 것이죠. 그러니 평생 교회 다녀도 자주 마주치는 10명, 잘해야 20명 정도밖에는 알지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접촉할 기회가 생기면 서로를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비록 그것이 중고품 나눔이나 도움을 구하는 작은 일일이지라도, 그런 일들을 통해 관계의 연습이 되면 차츰 진취적이고 건설적인 관계까지 이루게 될 겁니다. 모모로컬이 그렇게 관계를 맺어주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이 앱의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준다는 말이 인상적이군요.
사도행전을 보면 성도들이 서로 쓸 것과 먹을 것을 나누며 관계를 맺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엔 교회마저 좀 막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교회가 협력적(collaborative) 공동체이어야 하는데 굉장히 고정화된 공동체(stand alone community)가 되어간다는 현실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크리스천이 이웃사랑 실천을 생활화하는 데에 있어서 첫 번째 이웃은 몸담고 있는 교회의 성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가 무엇이 필요한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겠으며, 대화가 없이 서로 알기는 굉장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모로컬이 서로 간에 필요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건네고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플랫폼(platform)이라는 것입니다.

모모로컬에 일단 필요한 정보를 올려놓으면 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교류가 시작되어 관계 맺기(engage)에 대한 연습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참여, 즉 헌신을 위한 훈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이나 목사님이 교회에서 무엇이 필요하니 헌신할 사람 손들라 하면 “제가 할게요” 하면서 협력하는 공동체로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모로컬을 이용하면 헌신할 사람을 일주일에 한번이 아니라 수시로 모집할 수 있고, 성도들은 선한 일에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것은 비단 교회뿐 아니라 직장이나 일반 사회의 동호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고 일 년 내내 지속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특히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공유경제니 협력적 소비니 하는 말이 유행하지요. 모모로컬을 이용하면 물품뿐 아니라 인적 자원과재능 기부 같은 것도 공유할 수 있답니다.

외국 생활 경험이 이런 일을 하게 된 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형과 함께 싱가폴로 조기유학을 떠났어요. 거기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프랑스로 편입을 했고 거기서 대학원까지 다녔습니다. 제 전공은 건축인데요 프랑스에서 일하다 병역 관련해 한국의 모 건축사무소에서 전문서로 자원이 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 미국으로 가서 모모로컬을 창업했습니다. 저의 본업은 건축이지만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로서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아 IT에 관심이 많았고, 또 프랑스 교육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선 건물 하나의 설계를 하면서 사회학적, 철학적, 환경적, 사회 전반에 일어나는 현상까지 올려놓고 이야기하거든요. 그 건물이 왜 지금 이 사회에 무슨 정신을 가지고 지어져야 하느냐까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런 교육이 사회적 관계에 필요한 이런 앱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모모로컬의 응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셨는데. 단순한 게시판이나 SNS에 머무르진 않을 겁니다. 이 안에서 자기만의 비즈니스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한번 올린 게시글이 다른 커뮤니티에서 공유될 수 있고, 다른 공동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이 나의 공동체 게시판에서 공유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 직장, 교회에 따라 공유를 제한하기도 하고, 반대로 공개게시판을 통해 모든 모모로컬 사용자들에게 공유할 수도 있죠.

또 모모로컬만의 독특한 추천 엔진이 사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물품이나 사람과 일까지 적절하게 매칭해줄 수 있습니다(추천 서비스는 2013년 4/4분기에 오픈 예정). 이런 것들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예를 들어 멘토링 컨퍼런스 같은 데서 멘토와 멘티를 연결하는 일에 응용하면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지난 8월에는 모 선교단체에서 컨퍼런스를 할 때 모모로컬이 도움을 주었는데요, 회중이 단순하게 사흘간의 강의만 듣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 맞는 선후배를 서로 지속적으로 연결시켜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또한 지금 제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는 청년부 단기선교 후원을 위한 온라인 바자회도 모모로컬에서 진행했었죠.

이 일을 준비할 때 하나님께 받은 말씀이 있다고요.
저는 유학 가기 전에도 그랬지만 큰일을 앞두면 부모님의 권유도 있고 해서 기도원에 갔다 오곤 했는데요, 이 일을 생각하며 기도원에 들어갔을 때 받은 말씀이 전도서 11장 말씀입니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로 시작하는 이 말씀은 나눔과 경영 모든 면에 도전과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 공동체에 속한 성도님들 한분 한분이 소중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속한 것이 아니라 서로 서로 각자 각자가 자원이 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모모로컬이 그런 나눔과 섬김의 도구로 쓰임받기를 기도합니다.

+ 모모로컬 한국 웹사이트
www.momolocal.co.kr
+ 모모로컬 미국 웹사이트
www.momoloc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