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신앙생활 중에 기도를 하면 어려운 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기도조차 안 나오고 마음이 꽉 막힐 때가 있습니다. 저는 목사이기 이전에 신앙인으로서 호흡 줄이 끊기는 듯한 고통을 경험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소리 내서 하는 기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의 아픈 마음을 하나님께 고백하며 영성을 회복하고 싶은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기도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시편’을 읽고 썼는데, 그 안에 제 심정이 그대로 녹아있더군요.”
송길원 목사는 손으로 시편을 쓰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했다.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나이다’라는 시편 3편 7절에서는 울컥하다가도 웃음이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시편의 기도문을 쓰면서 그것을 쓴 기자의 기도에 공감해 울고 웃는 사이에 치유된 자신을 발견했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삶의 고난이 오면 견디기가 힘드니까 슬픔도 빨리빨리 잊으려고 하지요. 필사를 하면 천천히 사는 것에 동화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믿음이 자라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필사하면서 경험했습니다.”
송 목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필사하는 편이다. 그에게 필사는 아주 놀라운 선물이었기에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그런 과정에서 복음이 전해지길 기대했다.
“저는 잠언서도 많이 필사했는데, 그때는 제 마음에 말씀의 지혜가 새겨지는 것 같았습니다. 필사하면서 성경을 읽으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송길원 목사는 필사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강박증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필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쓰려고 하거나 억지로 하겠다는 강박증을 버리는 것입니다. 일단 스스로 마음이 편안할 때, 말씀이 쓰고 싶을 때 자유롭게 하는 게 필사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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