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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초 낭독회

[100초 낭독회] 기도는 죽지 않는다

“여보! 장례 끝나고 피곤할 텐데 좀 쉬어.”
“안 돼. 지금 제사 준비를 하고 있어.”
“뭐라고? 당신이 무슨 제사 준비를 해. 절대 안 돼.”

“그러면 어떻게 해?
아주버님 말씀을 안 들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이제야 조금 좋아졌는데
가족 관계가 다시 깨질 거야.”

“그래도 그렇지, 무슨 제사야….
우리가 어떻게 제사를 해?”
“여보! 내가 어제 기도했는데 하나님이 평강을 주셨어.”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평강을 주셨다는 하나님도, 종일 기도하더니
제사 준비한다고 아침 일찍 일어난
아내도 이해되지 않았다.

아내는 준비를 마치고는 음식을 싸더니,
집에 있는 성경과 찬송을 모두 꺼내서 가방에 넣었다.

그렇게 만난 가족 모임에서
형은 삼우제를 하기 전에
어머니가 남긴 비디오를 보자고 말했다.

거기엔 어머니가 촬영 기사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마지막 소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머니가 대답했다.

“내가 오랫동안 기도하는 것이 있어요.
나는 이것이 유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큰아들이 예수님을 믿는 것과
온 가족이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마지막 유언을 들으며 모두가 숙연해졌다.
그때 아내가 성경책과 찬송가를 나눠주며 말했다.

“어머님의 유언이니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면 어떨까요?”

모든 친척들이 적극 찬성했다. 형도 반대하지 않았다.
대부분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척들임에도
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었다.

형이 배고프다면서 제수씨가 준비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삼우제로 모인 것을 잊은 것이었다.

아내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는 각자 어머니께 받은 편지 내용을 이야기하며
어머니에 관한 추억을 나누었다.

우리가 드린 첫 가정예배였다.

- 기도는 죽지 않는다 P.31-3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