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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 한사람이길 기도합니다.

어릴 때 가족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데 중보기도 하시는 분께서 너의 기도로 가정의 회복을 이루어주실 거라는 말씀을 듣고는 그게 내가 아니라 가족 내 다른 믿는 형제가 그 짐(?)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신앙에 있어서도 좀 편하게 믿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 있음이 축복이고 감사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때에 회복될 가족의 구원을 위해 오늘도 가족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기도합니다.

부모님 추도예배로 온 가족이 모였다. 우리는 부모님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나누기로 했다. 서로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의 좋은 점을 더 풍성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엄마의 기도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오빠와 동생들이 엄마의 기도 소리를 그리워했고, 조카들도 기도하는 할머니를 기억하며 추모했다.
“방학에 할아버지 집에 오면, 할머니는 새벽 기도를 하러 교회에 가셨어요.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로 태워다주셨지요. 할머니가 무릎이 아파서 교회에 걸어가지 못했는데, 새벽마다 두 번씩 태워주셨어요. 새벽 기도가 시작할 때 한 번, 끝나는 시간에 또 한 번. 그런데 당시에 할아버지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는데도 할머니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하기를 원했는지 아셨기에 태워주셨어요. 할머니를 사랑한 할아버지와 기도를 중요하게 여긴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모두 기억하겠지만, 저녁 9시에 엄마가 기도하셨잖아. 엄마는 기도 시간을 참 정확하게 지키셨어. 기도 의자에 앉아 언제나 가족들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면서 기도하셨지. 가끔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때로 힘들 때면 엄마의 기도가 생각난다. 몸이 그렇게 편찮으셨는데도 기도 소리는 항상 힘이 있었어. 엄마의 기도가 아직도 나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힘이 난다니까.”

엄마가 돌아가신 후, 가족을 위한 기도를 내가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기도 의자에 앉아 엄마처럼 30명이 넘는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날마다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가족을 위한 기도 요일을 정했다. 금요일마다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다. 그것도 쉽지 않았다.

내가 이 유산을 이어가야 하는데 어떡하나 고심하던 무렵에 가족 모임이 있었다. 작은오빠가 부모님 생각이 난다며 말했다.
“예전에 엄마가 우리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기도한 거 생각나지?”
“기도 시간이 아주 길었지요. 가정예배에서 엄마가 대표 기도할 때, 가족 단위로 몰아서 기도하라고 오빠가 엄마의 옆구리를 툭툭 치곤 했잖아요.”
“맞아,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그 마음이 이해가 돼.”
“무슨 말이에요?”
“나도 기도하려고 앉으면 한 명씩 부르게 되거든.”
“네?”
“누구 한 사람 빼놓거나 몰아서 하는 것이 절대로 안 돼. 어머니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어. 그래서 나도 길게 기도하고 있어.”
나는 작은오빠와 동생의 대화를 듣고 너무나 기뻤다. 가장 늦게 예수께 돌아온 작은오빠가 어느새 가족들의 문을 열어주는 중보기도자가 되었다니! 더구나 엄마의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에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도는 죽지 않는다>홍장빈, 박현숙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