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지구상의 어디에나 누구에게나 그 빛을 비춰준다. 그리고 어디 있든지 모든 사람이 다 태양을 볼 수 있다. 원시인들은 이 태양을 절대적 존재로 여겨 아예 신으로 숭배할 정도였다.
태양은 사실 빛이신 하나님, 만물을 친히 생장시키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가장 가깝게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태양빛이 없으면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못 해 사람들이 식물을 재배할 수가 없고, 그러면 곡식도 과일도 먹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가 1억 5천만 킬로미터로 정확하게 조정되어 있지 않다면 생명체 유지에 필수적인 식물이 생장하는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이 거리가 조금만 더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 지구의 기후는 너무 뜨겁거나 추워져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다.
과학자들은 태양과 지구간의 거리가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유지되는 것을 가리켜 “우주에 존재하는 미세조정의 중요한 예”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온 우주 공간의 에너지 밀도, 곧 우주상수가 작디작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생존할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도록 미세조정되어 있다고 주장해왔다.
우주에는 아주 정교하고도 미세하게 조율된 질서가 있는데, 그 질서와 균형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우주가 한시라도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주에는 아주 정교하고도 미세하게 조율된 질서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우주에는 강력이나 약력, 전자기력, 중력 같은 물리적 힘들이 정교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중력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컸어도 별들이 너무 뜨거워져 빨리 타버려서 지금과 같은 우주를 형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기본 구조가 특별히 생명체의 존재를 위해 거의 모든 면에서 마치 면도날 위에 서 있듯이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우주 전체에 정밀한 자를 들이대면 1밀리미터를 더 잘게 쪼개야 할 만큼 정밀한 공간과 밀도의 질서가 들어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 공간의 에너지 밀도를 의미하는 우주상수를 포함해 모든 조건들이 아주 미세하게 조금만 흐트러져도 중력이 엄청나게 증가해서 지구상의 동물들은 몸이 찌그러져버리거나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작아지는 것과 같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우주의 미세조정은 달라졌을 수도 있는 우주 내의 근본적인 물리 법칙이나 우주상수들이 지금 지구상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딱 그만큼의 수치로 고정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이 수치들이 지금과 같아야 할 본질적인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모든 물리적 법칙과 상수들이 수학적으로 도저히 믿기 어려운 방식으로 완벽하게 서로 결합하여 우주에서 지금과 같은 생명의 탄생과 생존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지구를 공전하는 달과 지구의 거리는 평균 38만 4천4백 킬로미터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타원형으로 돌고 있어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와 멀 때의 거리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거리 또한 아주 중요한 미세조정의 한 예이다.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면 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강도가 약해져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준다.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공전 궤도를 안정되게 잡아주는 역할도 달의 중력이 맡고 있다. 달이 없었다면 지구는 다른 천체의 중력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불안정한 공전 궤도를 지녔을 것이라 한다. 또한 달은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되게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이 없었다면 지구의 자전축이 어떻게 기울어졌을지 알 수 없다. 태양의 중력 때문에 태양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졌다면 지구에는 사계절도 없고 남북극의 얼음들이 다 녹아내려 생물이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생명체의 생존에 끼치는 이 모든 영향력 또한 지구와 달의 거리가 지금처럼 미세조정되어 있지 않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달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이렇게 우리는 이들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데 그 태양과 달이 얼마나 필수적이며 미세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그리 중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사람들이 달을 보며 갖는 생각은 늘 단조롭고 비슷하다. ‘오늘은 달이 얼마나 밝나? 보름달은 언제 뜨나?’ 아니면 달을 보면서 시를 짓거나 노래를 읊어대는 정도이다. 그 달이 나 한 사람이 지구상에서 땅에 발을 붙이고 숨 쉬고 살아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창조주 하나님과의 만남은 바로 사람들이 그렇게 상식적으로 익숙하게 여겨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 속에서 비범한 창조의 질서와 설계를 발견해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과의 만남은 바로 사람들이 그렇게 상식적으로 익숙하게 여겨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 속에서 비범한 창조의 질서와 설계를 발견해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정교한 미세조정은 지구와 태양, 지구와 달 사이 뿐 아니라 생명체가 살아가는 지구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 일상에 가까운 예로 공기의 성분이 있다. 공기는 지구에서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체로 지구를 둘러싼 대기의 하층 부분에 해당한다. 공기의 성분은 질소 78퍼센트, 산소 21퍼센트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그 외 아르곤이나 네온, 헬륨, 메탄, 수소 등 여러 성분이 모두 1퍼센트 이하의 비율로 결합되어 있다.
만약 공기 중에 수소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면 지구는 불덩어리가 되었을 것이고, 산소가 더 많았다면 생물들이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공기 중에는 다행히도 질소가 많은데, 질소는 음식물이나 다른 물질들이 쉽게 부패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만약 산소가 더 많고 질소가 적었다면 상처 난 풀이나 잎들이 쉽게 썩어 버렸을 것이고, 작은 상처에도 부패가 발생해 인간의 생존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흔하게, 당연한 존재로 여기고 지나치는 공기의 성분 하나에도 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정교한 질서가 꽉 들어차 있다.
그렇다면 이런 질서를 누가 만들었겠는가? 성경 욥기 38장에는 우주에 존재하는 미세조정을 누가 설계했는지 하나님께서 직접 밝히시는 대목이 나온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누가 그것의 도량법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줄을 그것의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그것의 주추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잇돌을 누가 놓았느냐 그 때에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 바다가 그 모태에서 터져 나올 때에 문으로 그것을 가둔 자가 누구냐 그때에 내가 구름으로 그 옷을 만들고 흑암으로 그 강보를 만들고 한계를 정하여 문빗장을 지르고 이르기를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 네 높은 파도가 여기서 그칠지니라 하였노라 (욥 38:4-11)
이 말씀은 마치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천지 창조의 사건들을 하나님의 입장에서 좀 더 생동감 있게 묘사해주는 대목 같아서 참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라는 말씀 한 마디에 사실은 얼마나 많은 세세한 물리학적, 지구과학적 설계와 물밑 작업이 있었는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천지창조 사건의 부록이나 뒷이야기처럼 땅과 바다, 하늘을 만들 때의 과정도 친히 묘사해주신다. 특히 지구에 기초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데, 4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친히 지구의 기초를 놓으셨다는 사실을 밝힌다.
5절에는 지구의 위치와 운행을 놓고 그 도량법을 정하고 줄을 그 위에 띄웠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런 표현이 바로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우주의 에너지 밀도를 미세하게 조정하신 과학적 사실과 직접 관련 있는 말씀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도량법’은 지구라는 땅의 둘레와 넓이와 길이 등의 치수를 측량하고 지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줄을 띄웠다’라는 것은 척량 줄을 지구 위에 가로질러놓는 것으로, 건축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평면을 헤아려 보기 위해 먹줄을 치는 것과 같은 작업이다. 말 그대로 정확한 의도와 계획 가운데 미세조정 작업을 먼저 거쳤던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9절에서 “흑암으로 강보를 만들었다”라고 한다. 강보는 보통 갓난아기를 둥글게 둘러싸는 보자기로, 이 말씀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10절 이하에 바닷물의 경계를 정해주셨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지구의 위성에 해당하는 달과의 인력이라든지, 우주의 타 행성들과 지구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조정의 질서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수천억 개가 넘는 별들이 모여 한 은하계를 이루고, 그 은하계가 수천억 개 이상 모여 우주를 이룬다면 별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데 우주 공간에서 그 별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제 궤도를 지키며 운행한다. 사실 우주가 운행자 없이 그냥 돌아간다는 것은 도로에 차들이 각기 부딪치지 않고 운행되는데 운전석을 보니 하나같이 운전자가 없더라는 말처럼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우주의 모든 정교한 운행 질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도량법과 그들 위에 띄우신 줄 때문에 가능한 질서라고 할 수 있다. 그 질서가 오로지 이 지구상에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살게 하시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또 얼마나 가슴을 뛰게 하는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이런 구조는 공간적으로나 에너지 분배 차원에서 너무도 비효율적인 우주 경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온 우주에서 유일하게 지구상에만 존재하게 하신 사람, 곧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그 사람이라는 생명체 하나하나가 정말 온 천하보다 더 귀하다는 진리를 이렇게 창조세계에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