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이스라엘투데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거대 연합정부’

‘정치적 폭탄’

이 표현은 이스라엘 언론이 이스라엘의 정치적 전망을 바꾸어놓은 극적인 드라마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 베냐민 네탄야후 총리는 총선을1년 앞당겨 9월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지 겨우 하루 반 만에 그 계획을 정반대로 바꾸었다. 비밀 회담에서 그는 라이벌 카디마 당을 연립정부로 끌어들였다. 그 결과120석의 국회 의석 가운데 94석을 차지하는 이스라엘 역사 상 최대 연립 내각이 구성되었다. 온 나라가 놀라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네탄야후의 조치는 ‘훌륭한 수완’이다. 이스라엘 라디오 정치 시사 해설자 하난 크리스탈은 이것을 ‘대단한 정치인의 수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비열한 술책’처럼 보인다. “이것은 비겁한 협정이며, 이스라엘 정치 역사상 가장 비열하고 상식을 벗어난 지그재그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노동당 당수 셸리 야키모비츠가 언급했다.

이번 협상은 전 참모 총장 사울 모파즈가 전당 대회에서 온건적인 카디마 당수 쯔피 리브니를 따돌리면서 가능하게 되었다. 리브니는 2009년 국민 선거에서 대중적 지지를 받고 승리했지만, 정부를 구성하는데 실패했고, 네탄야후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에후드 올메르트 정부의 외무부 장관이었던 리브니는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대표로,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대부분의 영토를 팔레스타인에 넘겨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당 당수였던 그녀는 약하고 비효율적으로 비쳐졌다.

모파즈의 승리 이후,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창당한 카디마 당은 붕괴 직전의 위기에 직면했다. 조기총선 여론 조사에서 카디마는 현재 28석에서 13석까지 곤두박질 쳤다. 모파즈는 곤경에서 벗어나야 했다.

“모파즈는 그와 그의 당에 정치적 사형을 선고한 선거 운동에 직면했다”라고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의 컬럼니스트 나훔 바르네아가 썼다. “선거 연기는 그에게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나, 적어도 일년 반의 선고에 머무르게 한다. 이것은 죽음을 선고 받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그들은 형집행 연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네탄야후는 그가 상대자들 보다 훨씬 앞 서 있음을 보여준 여론 조사를 이용하기 위해 조기 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모파즈와의 협상은 그에게 더 확고한 권력을 넘겨 주었다.

“이번 정부는 안보와 경제,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유익합니다”라고 네탄야후는 말했다. 그것은 또한 그에게도 유익하다. 좌익 성향의 일간지 의 조사에 따르면, 48%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네탄야후가 국가 수장으로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면한 과제들

새 정부는 국내외로 중요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강력한 위치에 있다. 국내의 최고 이슈는 수 만 명의 극보수 유대정통 예쉬바 (신학교) 학생들에게 징병 면제를 허락해 주는 탈법을 개정하는 문제이다. 대법원은 이스라엘 내 종교와 세속 분열을 가중시키고, 적개심을 일으키는 군 면제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전선에서 자녀들의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비종교적인 대다수는 극보수-유대정통주의자들이 무임 승차를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 위협이 최고 의제이다. “물론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는 이란입니다”라고 네탄야후가 말했다.

새 연립 내각은 이스라엘이 단결되어 있고, 테헤란 핵 문제를 처리할 능력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이란에게 보내고 있다. 길라드 에르단 내각 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격 결정이 내려지든 아니든 간에, 국민을 연합할 수 있는 폭넓은 정치적 상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낫습니다.”

정치적 불안과 연립정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64년 간, 32번의 내각이 세워졌다. 임기는 4년 까지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과 다루기 힘든 연립 내각의 분열은 연립 정부를 무너뜨리고 조기 총선으로 이어졌다.

좌익 성향의 정부들은 36년 동안 권력을 잡았고, 우익 성향의 정부는 25년, 중도파가 3년을 통치했다. 이스라엘의 12명의 총리 중,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이 가장 오래 통치했고, 그 다음은 베냐민 네탄야후이다. (아래 표를 참조).

팔레스타인 측과 평화를 위해 땅을 양보하는 협상을 시작한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좌익과 우익이 교대로 정권을 맡았다. 좌익 성향의 정부가 평화를 이루는데 실패하자, 사람들은 우익 지도자에게 투표했다. 이후 우익 역시 실망을 시키자, 국민들은 좌익 성향의 정부를 선택했다.

하지만 오늘날 평화 협상은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 좌익과 우익 정부 모두 평화를 위해 땅을 내주는 구상에 서명했다; 심지어 강경파인 네탄야후까지도 마지못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극보수-유대정통주의자들을 군대나 공익에 징병하거나 국가 부담을 나누는 문제; 높은 생활비와 올 여름 계획된 또 다른 대중 시위; 이스라엘의 안보와 유대 국가의 특성을 위협하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큰 물결 등 사회적 문제에서 정당들 간의 차이점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눈에 보이는 갈등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 협상이 침묵 상태에 있는 동안, 다른 골치 아픈 문제들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