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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투데이

오바마가 시간을 좀 벌다

베냐민 네탄야후 총리의 백악관 방문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 만남 중 하나였다. 전쟁- 이란의 핵 문제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 보다 더 중요한 의제는 없기 때문이다.

이란이 유대국가를 ‘지도에서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테헤란의 핵 시설을 선제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것인가? 전쟁에 지친 미국은 이스라엘에 의해 원하지 않는 분쟁에 말려들 것인가?

네탄야후의 강경한 입장은 오바마가 한 발 물러서게 만들었다. “이란 지도자들은 내가 억제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다.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군사’ 대응도 고려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은 같다. 하지만 차이점을 한마디로 요약 한다면 ‘타이밍(시기)’이다. 이스라엘은 제한적 군사 능력 때문에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화력을 보유한 슈퍼 파워 미국은 아직 시간이 더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의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1차, 2차 걸프전 때처럼 수 주일에 걸친 지속적인 폭격이 필요하다. 항공모함과 지역 기지,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미국은 단독 공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100대가 넘는 전투기들이 공중에서 주유를 해야 하고, 강력하게 요새화된 이란의 시설들과 맞서 적진의 영공을 떠다니면서 매우 복잡한 단발 폭격을 감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효과적인 공격을 할 적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란은 곧 핵폭탄 원료들을 깊은 땅속 콘크리트 안에 묻어 이스라엘의 공격에 파괴되지 않게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스라엘에게 엄청난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단독 공격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몇 년 후퇴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오바마가 쌓아놓은 강력한 국제 협력 덕분에 이제 재제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 간 외교적 노력을 망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적어도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다.

한편, 미국을 기다리는 것은 모험이다. 만일 이스라엘이 오바마에게 공격 기회를 선택하게 한다면, 이스라엘은 지켜질지 확실치 않는 약속을 대가로 자국의 안보를 미국에 맡기게 되는 것이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이스라엘은 약속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워싱턴의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 AIPAC에서 네탄야후는 두 장의 편지를 보여 주었다. 1944년에 세계 유대인 의회가 미국에게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를 폭격해 달라고 요청하는 편지와, 미국 전쟁 부서에서 ‘그 같은 노력은 오히려 독일의 앙갚음을 야기 시킬 수 있다’며 요청을 거부하는 내용의 편지였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 나라가 있습니다,”라고 네탄야후는 말했다. “유대국가의 목적은 유대인의 미래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적들의 위협에 대해 언제나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말이지만, 이스라엘은 한번도 스스로를 방어한 적이 없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게 세계최신 무기를 제공해 주었다. 1973년 욤키프르 전쟁 때도 미국은 대규모 무기와 탄약을 공수해와 이스라엘을 구해 주었다. 작년, 카이로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직원들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도 네탄야후는 이집트 특공대를 보낼 수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청해 위기를 모면했다.

이스라엘은 정말 수호 동맹을 무시할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오바마는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미국과의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네탄야후에게 말해왔다. 그래서 네탄야후가 이스라엘로 돌아왔을 때는 한발 물러선 어조를 보였다. 이란 공격은 “몇 일, 혹은 몇 주의 문제도 아니지만, 몇 년의 문제도 아닙니다,”라고 그는 이스라엘 텔레비전에서 말했다.

그 말은 ‘몇 달’ 이라는 옵션만을 남겨둔 것이다. 앞으로 있을 세계 강대국들과 이란의 협상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란이 물러선다면 아마도 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또 한번 위협적인 무력 과시와 지역적 긴장감이 급상승 할 것이다.

Picture; 미소 뒤에는 - 네탄야후와 오바마는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 시기를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