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RUSALEM COLUMN
이스라엘투데이

탈무드의 지혜교육, 그 원천을 찾아서. . .

미나쉬나의 배를 타고 탈무드의 바다로

우리는 지난 호에서 미쉬나와 게마라의 관계, 그리고 게마라의 기원을 살펴보았다. 이제 게마라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히브리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독자들이 탈무드의 바다로 들어가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탈무드로 입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히브리어 공부와 게마라의 기본 구성요소와 공부방법론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게마라의 독특한 교육 방법론은 여러 호에 걸쳐 언급했던 바대로 다른 학문연구 방법론과 분명하게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 이런 부분들을 잘 숙지해 나가면서 토라와 탈무드 공부를 시작할 때 그 깊은 진미를 느낄 수 있다.우선, 미쉬나의 내용은 게마라에서 매우 확장적으로 발전되어 나간다.

게마라는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드시 미쉬나의 내용과 연결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할 토라와의 연결성을 가진다. 이런 차원에서, 구전율법인 탈무드와 성문율법인 토라를 비롯한 타나크, 즉 구약 성경과의 긴밀한 연결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선, 구전 율법의 의미는 그 자체로서 모세에게 주어진 진리임과 동시에 어떤 특별한 유대인 전통과 함께 주어진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모세시대를 거치면서 기록작업을 통해 구전율법이 성문율법, 즉 토라, 혹은 모세오경이 되었다고 본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친히 쓰신 두 돌판의 계명들과 율법들 자체가 성문율법이고,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모세에게 율법의 내용을 전한 것 자체가 구전율법일 것이다. 결국, 모세가 받은 두 돌판의 성문율법과 모세가 해석하고 가르친 구전율법이 가장 원초적인 토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좁은 의미로써 모세 이후의 현인들과 랍비들에 의해 해석된 탈무드를 구전 율법으로써 간주하고 있다.

즉, 그 율법을 유대인 랍비들이 많은 해석과 토론 작업을 한 것을 미쉬나와 게마라, 즉 구전율법인 탈무드라고 보는 것이다. 시대를 지나면서 모세가 전해준 토라의 전수과정에서 현인들과 랍비들이 토론과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오늘날의 구전 율법인 미쉬나와 게마라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한편, 기독교의 주석의 개념은 미쉬나와 게마라의 작업과 유사한 면이 있지만,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미쉬나와 게마라를 철저하게 토론과 해석의 지속적이고 치열한 반복과정과 사고의 발전과정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개인의 탁월한 성경해석에 의존하는 기독교의 주석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기독교와 유대교의 성경해석학의 작업의 성격과 특징은 엄청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서도 미쉬나와 게마라와 유사한 성격의 성경 해석 작업을 해 왔다고 말해야 옳다. 즉, 기독교에서도 토라를 비롯한 구약과 신약성경의 관련성에 대해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적인 차원에서 치열한 교리적, 주석적인 작업들을 시도했으며, 보다 깊은 통합적인 성경해석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유사성과 차이점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탈무드 미드라쉬는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미드라쉬로 구성된 구전 율법인 탈무드는 “할라카식 미드라쉬”(Halakhic Midrash)와 “아가다식 미드라쉬”(Aggadic Midrash)가 존재한다. 랍비들이 율법에 관한 토론에 있어서 법의 문제에 관련된 할라카식 설명과 윤리적인 주제를 비롯하여 유대인 민족적인 전승과 관련된 아가다식 설명이 있음을 볼 수 있다.

할라카식 미드라쉬는 “미쯔봇”(Mizvot)으로 불려지는 토라의 613가지 계명을 해석함에 있어 가장 고전적인 랍비적인 토라 해석 방법이다. 실제로 그 율법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경의 모든 본문들을 해석하고 인용하고 재정의하는 매우 학문적이고, 신학적인 작업이 동원된다.

예를 들자면, 탈무드에서는 신명기 22장 1-3절에 소유자들이 물건들을 잃어버렸을 경우, 어떻게 이 문제들 다루고, 그 잃어버린 물건들을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경우들을 살펴보면서 신학적, 철학적인 토론까지 확장해 나간다. 이런 토론을 확장해 나감에 있어서, 실제적으로 기존의 율법의 기초한 해석을 시도하고, 나아가 직, 간접적으로 타당한 해석방법을 통해 다양한 다른 성경본문의 내용들을 비교 및 참고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이것이 일종의 할라카식 미드라쉬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구약성경을 비롯하여 탈무드는 법적인 토론이 아닌 다른 성격의 부분들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의학적인 조언들, 역사적인 일화들, 도덕적인 훈계, 민간 전승 설화들 등이 있음을 보게 되는데, 이것을 아가다식 미드라쉬라고 한다.

실제 미드라쉬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의미는 성경 본문에 대해 비유적인 해석, 혹은 특별한 어떤 율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의 “창조적인 일탈”(creative deviation)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세의 유대교의 철학자 람밤은 이러한 새로운 해석으로의 창조적인 일탈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인들(Sages)이 토라의 미드라쉬를 통해 새로운 율법을 창조하려는 노력이 존재했고, 그 결과 토라의 율법과 다른 새로운 율법이 존재하게 됐음을 언급했다. 람밤은 결론적으로 "그 계명들의 책"(Sefer Ha-Miztvot)에서 언급하기를 새로운 “할라카”(Halakha), 즉 유대인의 전통적인 율법적인 조항을 창조하는 미드라쉬는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의 효력이 토라의 율법과는 다른 단지 어떤 랍비적인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며, 어떤 관습과 방식 안에서 창조된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라틴어로 "엑스 포스 펙토”(ex post facto, after the fact), 즉 탈무드의 모든 미드라쉬는 오직 토라의 율법으로부터 비롯되는 종교적, 학문적, 전통적인 부산물일 뿐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드라쉬의 방법론들에 대한 건강한 비판적인 자세로 수용하되, 탈무드는 어떤 성경 본문들과 궁극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탈무드의 그 미드라쉬들 자체가 어떤 새로운 율법이나 진리를 창조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기존의 모세의 율법을 보다 견고하게 지지하기 위한 도구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 성문율법과 구전율법이 모세로부터 주어졌음을 인정하고, 그 주어진 토라, 모세 오경(Pentateuch)인 율법서와 나머지 구약성경의 선지서(Prophets)와 성문서(Writings)의 깊은 관련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연결성을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현대 유대교 랍비들 간의 현저한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즉, 구약성경의 내용과 탈무드가 반드시 연결성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보는 랍비들과 반드시 연결성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 랍비들로 나누어진다. 19세기 유대교 철학자이자 교육가인 랍비 빌나 가온(Vilna Gaon)는 모든 할라카들은 타나크에서 대부분 찾을 수 있다고 보았고, 타나크의 성경 본문은 토라의 율법의 진리와 궁극적으로 연결성을 가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 미드라쉬들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성경의 참된 진리를 볼 수 있는 한 쪽 눈을 빼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참된 진리는 이야기의 옷을 입을 때에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토라의 권위가 가장 우위에 있다고 보고, 나머지 구약성경과 탈무드는 “미드라쉬”(Midrash), 즉 해석과 설명(explanation)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토라의 권위, 구약성경의 권위, 탈무드의 권위들이 나누어져 있고, 이들 간의 권위의 우열이 존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선지서와 성문서의 경우는 랍비들의 탈무드적인 권위와 유사 혹은 대등한 위치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경관에 있어서 기독교와 특별한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탈무드의 랍비적인 권위에 대한 부분은 매우 논란의 여지가 있음과 할라카식 미드라쉬와 아가다식 미드라쉬 작업으로 이루어진 탈무드에 대해 보다 비평적인 자세로 연구하고 평가할 필요성이 있음을 잘 암시해 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토라와 타나크의 권위, 탈무드와 랍비의 권위들 사이에 어떻게 각각 그 관계성들을 건강하게 규정할지, 기독교 성경해석학에 있어 이 미드라쉬들을 어떻게 바르게 적용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허정문 목사
고신신대원 졸업, 히브리대학교 교육학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