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사회는 차라리 유대인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원한다. 이것은 다비드 니렌버그의 신작 ‘Anti-Judaism: The Western Tradition’의 다소 놀라운 결론이다. 서방 문화에 관한 600 페이지의 연대기 속에서 니렌버그는 반유대인 감정이 서방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이 책의 제목은 반유대주의 (Anti-Semitism)가 아닌 반-유대이즘(Anti-Judaism)이다. 반 유대주의는 유대인 박해와 관련된 용어지만, 반-유대이즘은 유대인이 살지 않는 곳에도 존재할 수 있다.
“반-유대이즘은 방대한 서방 사고의 낡고 분별없는 실체일 뿐이라고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니렌버그는 썼다.
고대 이집트부터 초대 기독교까지, 가톨릭 중세 시대부터 개신교 종교 개혁에 이르기까지, 계몽 운동에서 파시즘에 이르기까지 유대교는 서방 세계가 원하지 않는 모든 것을 정의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
슬프게도, 반-유대이즘이 서방 문화에 그런 역할을 하게 된 것에는 기독교가 연루되어 있다. 수 세기 동안 초대 교회에서 일어난 신학적 논쟁을 보면 ‘유대화’에 대한 논쟁이 중심이 되곤했다; 기독교인들은 너무 유대인화 되는 것을 비난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든 문제를 유대인과 유대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유대교가 그렇게 엄청난 잘못을 했다는 전제하에서는 모든 잘못이 유대인의 것이라고 쉽게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이다.
니렌버그는 유대적인 것과 유대 신앙에 대한 비난들이 유대인 자체와는 관계가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 대부분 유럽의 반-유대주의는 단순히 이방 기독교인들이 ‘유대 신앙’적인 다른 기독교인들을 비난하면서 발생한 것이었다. 마틴 루터가 천주교에 도전했을 때, 그는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로마 교회의 율법적 이해를 유대적인 것이라며 공격했다.
심지어 유럽에서 기독교의 쇠퇴와 계몽 운동, 현대화도 이런 유대 신앙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볼테르, 칸트, 헤겔과 같은 철학자들은 사회 문제들을 묘사하기 위해 ‘유대신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니렌버그는 칼 막스가 공산주의 혁명을 ‘유대신앙에서 인류의 해방’으로 묘사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막스는 ‘돈, 사업, 사회적 차별 및 고립주의가 넘치는 유대적 강박 관념을 제거’한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오늘날 우리를 이끌고 있는 서방 문명 속에서 반유대적 편견은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니렌버그는 현대 반 시온주의와 전통적인 반-유대이즘은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수 백만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어려움들이 ‘이스라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니렌버그는 썼다.
유대인, 유대 신앙, 이스라엘은 거대한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과 유대 신앙에 대한 이해가 다소 바뀌어 가고 있긴 하지만, 니렌버그의 이야기를 보면 아직도 멀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희생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