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슈케빌은 예루살렘의 메아 셰아림이나 텔아비브 근방의 브네이 바락 같은 극보수-유대정통주의 지역 건물 벽이나 게시판에서 볼 수 있는 익명의 광고 전단이다. 21세기 과학 기술을 회피하고 속세와의 접촉을 피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파슈케빌은 인터넷 토론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광고 전단들은 정치, 종교 또는 개인적 특성을 다루기도 하고, 여성들에게 품위 있게 옷 입기를 요구하거나, 단순히 공동체의 신앙과 삶의 양식을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현대적 관습에 반대하기도 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주제는 대중 버스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앉는 문제이다.
‘파슈케빌’은 이탈리아어인 Pasquill, 즉 ‘작은 파스퀴노’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은 특정인을 목표로 명예를 훼손하는 말이나 풍자하여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에서 어떤 파슈케빌은 100년 전 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국립 도서관은 이것들을 소장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극보수-유대정통주의자들은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사용을 회피하기 때문에, 이 전단들은 서로의 생각과 관점을 소통시켜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파슈케빌은 부고와 강의, 다른 랍비들에 반대하는 랍비들, 다른 이들을 의심하는 일부 극보수-유대정통주의 종파, 음식법 인정에 대한 논쟁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때때로 파슈케빌은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을 언급하는 ‘선교 활동’을 비난하기도 한다. 다른 인기 있는 주제들로는 낙태에 대한 비난, ‘암’으로 묘사되는 인터넷, 안식일에 축구 시합과 영화 상영을 하는 것에 관한 것들이다.
이러한 포스터들을 만들고 부착하는 방법도 기발하다. 한 가지 기법은 안식일이 시작하기 바로 직전 논쟁이 되는 공지를 붙이는 것이다. 그러면 안식일 위반을 염려한 경쟁자들이 이 전단들을 폐기하지 못할 것이고, 최소한 이후 25시간 동안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두 명의 극보수-유대정통주의 유대인들이 게시판 앞에 서서 내용들을 크게 낭독하여, 통행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20에서 30명의 사람들이 듣기 위해서 주위로 몰려드는데, 그런 관중들 앞에서는 아무도 함부로 파슈케빌을 찢어버리지는 못한다.
심지어 파슈케빌은 누군가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위협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파슈케빌이 붙여질 것이라고 알리는 쪽지를 우체통 속에 넣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비종교인들이 많은 이스라엘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파슈케빌’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며, 그 존재 조차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의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지역 소통에 대한 이러한 전통적 양식은 현대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의 혼잡스러움에서 접촉을 끊고 살아가는 극보수-유대정통주의 사회 내부에 영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의 통찰력을 부여해 줄 수 있다.
Picture - 벽의 글: 속세를 등진 극보수-유대정통주의 지역에서는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어 온다 (The writing on the wall)
주목! 이 전단들은 안식일 모독과 랍비들 간의 논쟁, 메시아닉 유대인들에 대한 고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Atten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