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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비의 행복문답

남자친구가 결혼을 미루고 있어요

Q. 안녕하세요, 저는 28살의 자매입니다. 지금 한 살 연상인 29살 형제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제가 결혼에 대한 계획을 뒤로 미루고 있어요. 저희의 부모를 만나는 것에 부담감을 느껴서요 ㅠㅠ

형제는 어릴 땐 평범하게 자랐지만 사춘기에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다른 나라로 유학을 떠나게 됐고요. 형제가 신앙생활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교회에서 봉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거든요.

교제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형제에게 "나는 진지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 가벼운 연예가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어요. 서로 동의하고 진지한 만남을 가지고 있는데 형제는 선뜻 자매 부모님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두려움을 느낀 거죠.

저는 어떤 남자친구냐고 한번 데려오라는 부모님의 압박을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고요. 형제에게 말을 하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자신의 어머니가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고, 경제나 상황적으로 준비가 안됐다고 해요.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있고 좋은 형제라고 생각하니까 기다려주고, 형제와 함께라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A. 자매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매가 형제와 헤어지려고 했으면 저에게 질문하지 않았겠죠. 마음속에는 형제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그 형제와 결혼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람마다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 형제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준비가 아닌 용기입니다. 딸 가진 부모님이 어떤 형제가 찾아온다고 만족할 수 있겠어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20대를 보내면 2,3년 준비한다고 한들 현실적 준비가 된다고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삶의 치유가 갑자기 치유된다거나 경제적으로 안정이 된다는 가능성이 굉장히 적습니다.

조심스럽지만 형제님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형제님이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는 형제님의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의 환경은 주어진 겁니다. 당신이 선택한 결과가 아닙니다. 부모님이 이혼한 아픔을 겪고 싶었겠습니까?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낯선 외국까지 가야 했던 건 형제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상처를 치유할 책임은 형제님에게 있습니다. 준비가 아닌 용기를 가지세요.

자매님을 사랑하고 결혼을 꿈꾼다면 준비가 덜 됐지만 자매님의 부모님을 찾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꼭 찾아뵈면 좋겠습니다.

준비가 덜 된 채로 있는 그대로 자매님을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만나세요.
자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형제가 준비하기 위해 기다려달라고 했을 때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보이는데, 2-3년 후면 그렇지 않을 겁니다. 결혼의 나이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상황이나 환경적으로 쫓기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허심탄회하게 서로 이야기하면서 형제님에게 용기를 주면 좋겠습니다.

자매는 지금 결혼생활을 헌신의 관점으로 바라보는데요. 결혼은 일방적인 헌신이 아닙니다. 형제가 상처가 있고 치유하는 수고를 하고 있다고 헌신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평탄치 않을 겁니다.

서로 행복하고 사랑하는 동등한 관계에서 자매님의 사랑으로 형제의 상처가 치유되는 돕는 과정을 함께 겪어야 하는 거죠. 형제의 상처를 너무 크게 보지 마세요. 상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형제를 받아주려고 노력하세요.

서로 사랑하고 용납하고 수용해준다면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