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팅으로 치료비 지원 신청을 의뢰한 대상자가 남편이 일하는 강릉 아산병원에 계시다고 해서 면회를 갔다.
신부전증에 합병증까지 앓고 있는 그는 50대 남자로 국적이 대만인데 한국으로 귀화 신청을 해놓은 상태였다.
그는 미혼으로 심지어 여자하고 데이트 한 번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내세울 게 없어서 주님만 바라본다며 멋쩍게 웃는 이 남자에게 나는 필이 꽂혀 아침저녁으로 병문안을 갔다.
아파서 누워 계신 분을 보면 딱히 해줄 말이 없어 괜히 혼자 더 열심히 떠들게 된다. 웃긴지 안 웃긴지도 모르는 썰렁한 개그까지 해가면서….
그날도 썰렁한 개그를 하고 있는데 이분이 얼굴까지 발그레하면서 수줍게 웃고 계셨다. 입맛이 없다는 그에게 뭐라도 좀 먹이고 싶어 죽을 끓였다. 너무 맛있다며 그릇을 싹싹 비우는 모습이 보기 좋아 계속 죽과 내가 가장 잘하는 누룽지를 끓여 갔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떠들기 시작했다.“애인, 나 왔어! 나 보고 싶었지잉.”그는 수줍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으으응으으, 예예.”
며칠 후부터는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손톱도 깎아주고 손도 깨끗이 씻겨주었다.
‘우리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발도 씻겨주셨는데….’ 그 마음이 들어 발도 씻겨주었다. 그러다 세수도 시켜주고 머리도 감겨주었다. 씻고 나니 멋져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환하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 환한 미소를 또 보고 싶어서 내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다. “재단에서 물품 지원금이 나왔으니, 퇴원하는 날 멋진 옷이랑 신발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데이트해요.”
우리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김상훈 목사님도 존경하는데 사모님은 더 좋은 분이군요.”“우리 오빠가 더 좋은 분이야.”
그와 데이트를 한 날 저녁, 퇴근해서 집에 온 남편이 그의 소식을 전했다.“당신 애인 중환자실로 들어가셨어. 오늘 밤이 고비라네.”“….”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다. 다음 날 그는 영원히 고통이 없는 그곳으로 갔다. 수줍게 웃으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가 사모님이네요”라고 말하던 그는 이제 나의 가슴에만 남았다.
그를 병원에 모시고 왔던 속초 시청 김남희 사회복지사가 나를 위로했다. “선생님을 만나게 하려고 아산병원에 입원하게 하셨나봐요. 덕분에 그 분은 생애 가장 좋은 추억을 가슴에 담고 가셨네요.”
그 말을 들으며 마음에 무언가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계신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하나님을 감동시키면 기적이 일어난다. 사람을 감동시키면 그들의 삶이 달라진다. 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님의 가장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이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이것이 아버지께 올려드리는 나의 고백이고 주님을 향한 나의 사랑이다.
† 말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 요한복음 4장14 절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 요한일서 3장 17절,18절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 요한복음13장14절
† 기도
오늘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작지만 진실된 사랑의 표현을 할 수 있는 하루 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삶 살고 싶지 않으세요?
가장 큰 감동은 바로 예수님 이십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오늘 친구에게, 가족에게 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