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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비의 행복문답

노답인 내 감정, 원인은 잘못된 생각에 있다

# 내 '생각'은 건강한가?

공황장애를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약물치료는 말그대로 약물치료이다.

정신과 의사들이 공황장애를 지연시키거나 완화시키기 위해 약물을 처방한다. 그러나 약물은 공황장애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나 중독에 시달리게 된다.

공황장애를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장애 뿐만 아니라 공황장애의 상위 개념인 불안 장애와 관련된 증상에 두루 효과적이라고 판명되었다.

불안 장애는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특정 공포증, 사회공포증 등을 포함한다. 공황장애를 비롯한 불안장애에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인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의 신체가 오작동하는 원인이 바로 그 사람의 “생각”이라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 불안한 생각이 만든 A의 감정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의 전제이다. 인지행동치료는 한 개인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에 반박하는 것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생각 패턴을 가지고 있다. 한 개인 안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정작 당사자인 자기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동안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생각”의 흐름에 반박할 때 사람들은 상당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신만의 성에서 살다가 그 성이 붕괴되는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A와 대화를 해보자.

나: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화가 났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없었죠. 그래서 밖에 나가 감정을 좀 누그러뜨리려고 했습니다.
나: 어떤 일로 화가 나셨죠?
A: 그 고객 때문입니다.
나: 무슨 말을 들으셨죠?
A: 상황이 어렵게 되어 계약을 취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의상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죠. 그냥 예의상 미안하다고 한 겁니다.
나: 계약이 취소된 것에 대해 분노하신건가요?
A: 물론 그렇죠. 하지만, 무엇보다 그 고객이 제게 한 말 때문에 더 화가 났습니다.
나: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그 사람은 실제로 미안해하지 않았어요. 목소리를 들어보면 압니다. 자기가 갑이고 제가 을인 것처럼 대했어요. 전혀 미안한 내색없이 계약을 취소한거죠. 저는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할 때 화가 납니다. 참을 수가 없어요.
나: 이전에도 계약이 취소된 적이 있었나요?
A: 그럼요. 당연히 있습니다. 그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죠. 때로는 다시 계약하자고 연락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사람 마음은 모릅니다. 당장의 고객이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친절하게 대합니다.
나: 이번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A: 말하지 않았나요? 그 고객의 태도 때문에 화가 났다니까요. 날 무시하는 그 사람의 말투 때문입니다.
나: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당신을 무시했나요?
A: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어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지도 않았다니까요.

나: 혹시 다른 이유는 없을까요?
A: 사실 요즘 회사에서 힘듭니다. 차가 이전만큼 잘 팔리지 않아요.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좀 받았습니다.
나: 차가 팔리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떤 스트레스가 있었나요?
A: 수입에 관련된 거죠. 제 회사 생활과 관련된 것이죠. 가끔 감당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한 해 열심히 해보고 안되면 그만 두자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뭘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지만요.
나: 그렇군요. 무엇이 가장 두렵습니까?
A: 실패하는 거죠. 저는 실패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 죽기 살기로 노력할 겁니다.
나: 패배자요? 혹시 패배자를 정의해주실 수 있나요?
A: 패배자를 모르세요? 승리하지 못한 사람이죠.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패배자라고 부릅니다.
나: 선생님이 패배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아직은 아니죠.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니까. 그렇지만, 불안합니다. 패배자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나: 패배자가 되어가는 중이라면 정확히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까?
A: 차가 예전처럼 팔리지 않아요. 한때는 잘 팔았거든요. 차를 팔지 못하면 수입이 줄어들죠. 판매량은 야구 선수의 성적과 같아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방출됩니다. 그 전에 제가 떠나든지 해야죠. 버티고는 있는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나: 선생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이런 말이 되는 건가요? 차가 팔리지 않는 중이니까 패배자가 되어가는 중이다.
A: 제가 그런 단순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나: 그럼, 제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실 수 있나요?
A: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요.
나: 선생님이 말씀하신 패배자에 대한 정의는 객관적인 정의가 아닙니다. 패배자를 정의하는 방식이 모호합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면 성공한 삶이고,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패배자라고 하셨습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은 없습니다. 반대로,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실패한 사람도 없죠.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살거든요. 항상 실패한 사람도 없고, 항상 성공한 사람도 없을 것 같은데, 제 이야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래도,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저보다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잖아요.


# 왜곡된 신념을 만드는 버그를 잡아라

A는 자신의 인생을 통제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그 자신 안에 자리 잡은 왜곡된 신념이 그의 감정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간다. 그의 신념 안에 자리 잡은 버그는 다음과 같다.

- 수행완벽주의: 나는 결코 실패하거나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된다.
- 성취 중독: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성취, 지력, 재능, 외모, 수입, 외모에 달려있다.
- 거절 공포: 상대가 나를 거절하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홀로 남겨진다면 비참하고 가치 없는 인간으로 여겨질 것이다.
- 타인 비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 상대방 탓이다.
- 절망: 내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내 인생은 결코 만족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 슈퍼맨: 나는 항상 강해야 하고, 약해져서는 안된다.

A가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왜곡된 신념을 만드는 버그를 해결해야 한다. 정상적인 “생각”에 버그가 들어와 “생각”을 망친다. 생각이 망가지면, 망가진 대로 감정이 따라간다.

 


# 건강한 신념이 건강한 감정을 만든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왜곡된 신념 안에 자리 잡은 버그를 하나씩 해결하면 어느새 한 사람 안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해결되기 시작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왜곡된 신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전부이거나 전무로 결론내릴 수 없다. 인생은 하나의 과정이다.

절대적으로 실패한 인생도 없고, 절대적으로 성공한 인생도 없다. 자신을 망치는 것은 어려운 환경과 상황이 아니다. 환경과 상황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왜곡된 신념이 자신을 망친다. 건강한 신념을 가지면, 건강한 감정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