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히스토리

[종교개혁 히스토리 9] 역사 속에 흐르는 그분의 이야기 그리고 에필로그

올해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교회 역사학적 측면에서 아주 의미 있는 해입니다(✪◡✪)

종교개혁이 지금의 내 신앙생활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신앙생활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종교개혁 안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함께 살펴보러 가시죵


# 종교개혁자에 대한 바른 이해

어떤 이들은 종교개혁자들을 너무 우상시한다. 예를 들어, 일부 보수신학교나 교회들은 칼빈주의를 너무 강조하는 나머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보다 칼빈주의자가 된 것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런 곳에서는 루터나 웨슬리 같은 영적 거인들도 아주 문제가 많은 존재로 평가절하된다.

칼빈이 종교개혁의 큰 기반을 놓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가 미처 채우지 못한 종교개혁의 나머지 중요한 빈 공간들을 웨슬리 같은 감리교 전도자들이나 필립 스페너나 진젠도르프 백작 같은 경건주의자들이 채웠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은 칼빈을 중요하게 사용하셨지만 칼빈만 사용하신 게 아니다. 종교개혁자들도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 있고, 단점이 있었음을 우리는 안다.

종교개혁자들을 너무 이상적인 존재로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극단에서는 종교개혁자들의 단점을 너무 날카롭게 비판하는 소리들이 있다.

루터가 농민들의 민중 봉기가 일어났을 때 지주들과 정부 진압군의 편을 들었다는 사실, 츠빙글리가 아나뱁티스트들을 잔혹하게 핍박하고, 칼빈이 자기와 생각이 다른 미카엘 세르베투스 같은 사람을 이단으로 몰아 처형하는 등 너무 비정하고 엄격하게 개혁을 몰아붙였다는 비판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당시 이 사건들이 일어난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다. 역사적 배경의 이해 없이 사건 자체만을 단편적으로 보면 오해하기 쉽다.


# 그들이 처했던 상황

종교개혁자들은 완벽한 천사들이 아니었고, 저돌적인 극단주의자들도 아니었다. 그들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실수와 실패가 많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신실하고 최선을 다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시대와 문화 속에 살았음을 우리는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다 해놓고 나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지만, 당장 목숨을 걸고 천 년이 넘도록 철옹성 같이 이어져온 가톨릭과 제국의 철권통치에 맞서야 했던 초기 종교개혁자들은 모든 면에서 절박하고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가면서 종교개혁은 조금씩 더 성숙해져갔고 완성도를 높여갔다. 칼빈만 해도 루터나 츠빙글리보다 한 세대 후에 살았기 떄문에 루터의 이신칭의 신학을 더 발전시킬 수 있었고, 루터가 깊이 다루지 못한 성화론이나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도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


# 지성과 영성의 사역자

종교개혁은 성직자의 정체성을 바꾸었다. 성직자는 종교의식 집례자나 영적 중재인이 아닌 말씀 선포자로서의 새로운 영적 권위를 갖게 되었다.

종교개혁과 함께 교회예배의 중심이 성례전 테이블에서 설교단으로 옮겨 왔다.

칼빈과 루터, 츠빙글리는 모두 불을 뿜는 설교를 강단에서 외쳤는데, 그 설교는 모두 엄청난 시간의 성경연구와 기도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 설교가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목회자의 책무가 설교에 치중하게 되면서 신학 교육이 좋은 설교자 양성으로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경건과 학문이 성직자의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특히 16,17세기 영국의 윌리엄 퍼킨스나 윌리엄 에임스, 리처드 백스터 같은 청교도 목사들의 경건성과 학문성의 기준은 대단했다. 대부분의 청교도 목사들은 하루 일정의 절반 이상을 기도와 설교 준비에 투자했다.

칼빈이나 츠빙글리, 영국의 마틴 로이드 존스나 미국의 영적 대각성 운동의 주역 조나단 에드워즈는 뛰어난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목회자들이었다.

종교개혁의 정신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목회자들이 성경과 신학은 물론이고, 인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비롯한 기본 학문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 서로 부족함을 채워가며 하나의 그림으로

첫째, 개혁은 형제를 공격하는 도구가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의 개혁은 자기 자신부터 시작한다. 교회사를 돌아보면, 어거스틴 같은 깊은 영성의 사람들은 항상 남을 고치려 들기보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참회록을 썼다.

둘째, 교리적 차이보다 영적 실력이 중요함을 잊어선 안 된다. 교리적으로 나와 다른 교회나 교단이라 해도, 하나님께서 그 사역을 통해 수많은 영혼들을 변화시키시고, 성령과 능력을 기름부으신다면 우리는 그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

셋째, 종교개혁자들은 교리적 개혁만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세상 모든 영역 속으로 흘려 보내려고 했다.

어떤 시련 속에서도 그들은 결코 생존을 위한 수동적인 목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어렵고 힘들수록 더 기도하며 담대하게 세상 한가운데로 치고 들어갔다. 지혜롭게 세상 속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흘려 보내려고 몸부림쳐야 할 것이다.

넷째,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진짜 제자도의 리트머스 시험지는 형제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서로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어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들어가라는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우리는 천국 가서 다시금 확인하게 될 것이다.

내용 발췌 = 한홍 목사의 종교개혁 히스토리
사진 = 강신욱, 규장, 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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