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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면 달라지는 것들

비전? 고민하지 말고 적어봐 - 비전을 기록해야 하는 5가지 이유

  신경 써서 만들어진 플래너를 사게 되면 앞쪽에 단골로 있는 것이 있다. 비전 선언문 쓰기 서식이다. 그런데 이걸 자발적으로 기록하는 사용자는 흔치 않다.

쓸 줄 몰라서 쓰지 않는 이도 있지만 이런 종류의 양식을 많이 써 본 사람도 무시하기 일쑤다.

일종의 '계획 피로증후군'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써 봤자 안될 텐데 뭐하러 쓰냐는 생각이다. 나도 한동안 그런 사람이었다.

'생각하면 생각대로 이뤄진다'는 논리는 한동안 유행했던 자기계발서의 단골 메뉴였다. 요즘은 좀 격이 낮게 여긴다.

반면 '비전을 종이에 적으면 이뤄진다'는 말은 제법 설득력이 있고 이를 확증하는 실례가 풍부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강의 중에 "여러분 지금까지 계획을 세운 것들이 순조롭게 잘 이뤄져 왔습니까?"라고 질문 하면 대부분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듯 표정이 씁쓸해지면서 고개를 가로 젓는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크다. 뭔가 이론과 실제가 잘 들어맞지 않는 느낌이다.

생각 속에 계획한 것은 증거가 없기에 어긋나도 표시가 안나지만, 명백한 흔적이 있는 비전선언문은 그 내용과 지금의 현실이 비교될수록 사람을 더 비참하게 만든다. 이런 일이 한 두 번 반복되면 뭔가 목표를 글로 적는 것에 어지럼증을 느낀다.

사실 그렇다.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계획한다고, 그것을 글로 적는다고 다 이뤄지면 세상은 벌써 파탄 났다. 그대로 안되는 것 투성이고, 내 바람과 반대로 가는 것도 많다.

그래서 '흐르는 물에 떠밀려 여기까지 왔다'는 어느 저명인사의 고백이 예사롭지 않게 들렸던 이유다. 따지고 보니 나도 내 계획과 소망보다는 위에 계신 분의 경륜과 섭리로 생각도 못했던 물살을 타고 현재 위치에 흘러 왔다.

그렇다면, 비전 같은 종류의 계획은 무익하다는 얘기인가? 비전 무용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아니다. 계획이 내 뜻과는 상관없이 진행된다 할지라도 비전을 설정하고 그것을 바라보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비전을 계획하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 5

내 계획에 내가 다시 상처를 입을지라도 다시 계획하고 기록해야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비전을 기록하면 방향이 있는 노력을 하게 한다.
2. 특정한 방향으로 노력을 집중해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여 준다.
3. 오늘의 고난과 부딪힌 문제를 이해시켜 주고 의미 있게 한다.
4. 오늘을 최선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갖게 한다.
5.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패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성장하게 한다.

비전 선언문은 내 인생의 지도 위에 목표 지점을 설정하고 거기에 도착할 나침반을 갖는 일이다.

목표 지점이 있어야 인생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나침반이 있어야 목표지점을 향해 지름길로 걸어갈 수 있다. 이런 설정이 없다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가야 할 방향 없이 엉뚱한 곳을 헤맬 수 있다.

비전 선언문은 청년에게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든지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잘 만들어진 한 장의 비전선언문은 수많은 어려움과 뜻하지 않는 물살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을 빛나고 가치 있게 한다. 10원짜리 종이 한 장이 10억, 100억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 비전 선언문 이렇게 작성하라

비전선언문은 다음과 같은 순서에 따라 누구라도 아주 쉽게 작성할 수 있다(스케투 서식에 포함된 비전 선언문 서식은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비전 선언문 작성 4가지 프로세스
1. Goal : 단·중·장기적인 인생 목표
2. Vision : 1을 통해 인류와 사회에 실현할 선한 영향력
3. Value : 1,2를 달성하기 위해 고수해야 할 가치
4. Mission : 1,2,3의 달성을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

첫째, 단·중·장기적인 인생 목표를 세운다.
단기 목표는 1년, 중기는 1~3년, 장기는 3~10년 정도로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정한다. 목표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하게, 목표지향적으로, 현실성 있게, 마감시간을 두어 작성한다

둘째, 비전 선언문을 작성한다.
먼저 작성한 단·중·장기적인 인생 목표를 통해 인류에 실현할 선한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런 후 "나는 어떤 일을 통해/어떤 성과를 내서/인류와 사회에 어떤 유익을 주겠다."는 문장 형식으로 완성문을 적어 본다. 문장의 내용이 좀 거대하고, 좀 오글거려도 괜찮다. 이 문장이 나를 끌고 가야 한다. 때로 지쳐 주저앉아 있을 때 책상 앞에 붙여진 비전선언문이 나를 책망할 수도 있어야 한다.

셋째, 가치를 정한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고수해야 할 변하지 않는 나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한다. 때로 목표가 달라져도, 하는 일이 바뀌어도 관계없이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두 가지 순서를 따르면 된다.
1.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핵심 단어 나열해 보기
2. 핵심 단어를 연결(그루핑)하여 단문으로 작성해 보기

참고 목적으로 내가 작성한 것을 나눈다(SIGN C)
- S.erve : 낮아짐. 겸손히 섬기는 삶
- I.nfluence :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
- Growth, Study : 성장에 대한 갈급, 끊임없이 학습하는 삶
- Networking : 연결하고 재능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삶
- Coramdeo : 신전(神前) 의식(정직, 성결)

넷째, 단·중·장기적인 인생 목표와 궁극적인 비전 달성을 위해 1년간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액션 계획을 정한다.
영적,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업무적인 부분으로 나누고 각 영역을 목표, 세부실행계획, 시간계획, 평가기준으로 세분화하여 계획한다.


# 작성할 때 주의사항 3가지

비전 선언문 작성은 위의 순서에 따라 집중하면 30분이면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유념하자.

1. 비전 선언문은 한 번에 100% 완성도로 작성할 수 없다.
계속 다듬어 가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또한, 한번 작성한 비전 선언문은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다. 사정 때문에 직업이 바뀌게 되면 Value 부분 이외는 송두리째 내용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괜찮다.

2. 작성한 비전 선언문은 실제로 관리를 해야 한다.
이 말의 의미는 그 내용을 계속 눈으로 익히고 마음에 심어야 한다는 뜻이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두거나 매일 아침 한 번씩 읽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3.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받지 말자.
다만, 내가 정말 비전선언문에 쓴 내용에 합당하게 살고 있는지 냉정하게 체크하자. 그리고 '인내'하고 있는지, 매일 '훈련'하고 있는지도 체크하자.

비전의 삶을 산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래의 어떤 한 지점을 향해 달린다는 의미를 넘어
2. 비전을 품은 사람이 그 선한 꿈을 품은 과거의 어떤 한 지점부터
3. 그 꿈이 소멸하는 죽음의 순간까지의 전 과정을 통해
4. 일정한 방향이 있는 성과를 거두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중간 단계의 성취와 관계없이 비전의 길 위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미 비전을 이뤄가고 있다.

또한,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최후 아름다운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이 올바른 비전의 특징이다. 비전을 품고 사는 길은 윗분이 함께하시기에 결코 실패가 없는 길이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립보서 3:12-14절)

(내용 중의 일부는 필자의 책 '기록형 인간'(매일경제신문사)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