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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느냐?”

 2016-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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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초, 한국컴패션이 후원국으로 막 활동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저는 가난 속에 살아가는 비참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한국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필리핀의 쓰레기장 안에 산다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찍어 한국 후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웬일인지 어린이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한켠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덤프트럭 한 대가 쓰레기를 가득 싣고 들어왔습니다. 트럭이 쓰레기를 붓자, 자욱한 먼지 사이에서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쓰레기 언덕을 넘어 덤프트럭에서 쏟아지는 쓰레기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의 일은 돈이 될 만한 쓰레기를 모아 파는 것이었습니다. 큰 아이들은 고철과 플라스틱을 모으고 작은 아이들은 먹을 것을 찾았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주운 것을 먹고 있는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잽싸게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아이가 살며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아이를 찾아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그 아이도 카메라를 피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제대로 어린이의 모습을 담을 절호의 찬스를 노렸지만 번번이 허탕을 쳤습니다. 살짝 지쳐갈 무렵 어디선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찍혀줘! 어차피 너와 나는 다 여기서 이렇게 살다가 가는 거야.”

현지 직원에게 이 말의 의미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제가 찍으려던 사진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침 쓰레기를 뒤져 먹을 것을 입에 넣고 있던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고, 저는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가 렌즈 속에서 아이의 눈빛과 마주쳤습니다. 까만 두 눈 속에 말없는 슬픔과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그 눈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알아요. 여기 버려진 쓰레기처럼 저도 버려진 존재라는 걸요. 미래도 희망도 없다는 걸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리 그런 저라도, 제발 저를 그렇게 보지는 마세요.’

실은 제가 카메라에 담으려던 모습이 바로 그랬습니다. 미래도, 희망도 없이 버려진 아이가 있음을 사진에 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영혼이 부끄러움과 수치로 저에게 하소연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찍지 말아주세요.’

순간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의 생각이 제 안으로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하나님은 저항할 수 없는 조용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무엇을 보고 있느냐? 내 눈에는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생명이구나.’

하나님은 저와 같은 시선으로 이 아이를 보지 않으셨습니다.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귀한 한 생명으로 보고 계셨습니다. 팔에 힘이 빠지면서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깜냥도 모르면서 남의 자식을 돕겠다고 덤비다가, 그 아이의 존재 자체를 기뻐하며 아이를 전심으로 사랑하는 진짜 아버지와 정면으로 만난 것 같았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를 위해 온갖 좋은 것들을 계획합니다. 세상의 부모도 그러한데 하늘의 하나님은 어떠실까요. 그분은 태초 전부터 한 생명을 계획하고 지으셨습니다.

하나님은 한 생명, 생명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그분은 한 어린 영혼에게 생존 이상의 것을 바라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따라 한 생명이 지닌 꿈과 가능성이 아름답게 꽃피워지기를 원하십니다.

† 말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 요한복음 3장 16절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 고린도전서 9장 19절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 누가복음 19장 10절

† 기도
주님, 주님의 마음으로 영혼을 바라보며 살길 원합니다. 한 영혼을 아끼시며 사랑하시는 주님, 내 기준과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주님의 마음으로 보고 사랑하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한 생명을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은 하나님과 동일하십니까?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 목숨을 받쳤던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묵상하며 그 사랑을 실천해보세요.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