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원 보다 더 중요한 계약조건이 있습니다!”

한 기획사에서 나와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만나자고 했다. 사장님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해서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분이었고, 같이 온 직원도 캐나다에서 대학을 나와서 국제적인 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현재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를 다니며 한류 콘서트를 열고 싶어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본격적으로 계약 이야기가 나왔다. 내게 어떤 조건을 원하느냐고 했다. 나는 3년 기한으로 계약금 3억 원을 말했다 (목돈으로는 큰 액수지만 이 분야에서는 최소한에 가깝다) 그리고 일본 기아대책 연주와 같은 자선공연 스케줄을 전부 수용하겠다고 했다.

나머지 수익을 어떻게 나눌 건지를 비롯해 여러 가지 세부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성령께서 우리의 대화에 개입하셨다.

성령님이 그들에게 한 가지를 물어보라고 하셨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늘 “안 돼” 혹은 “돼” 같은 단순한 대답을 주셨는데 이날은 그런 질문이 아니었다. 난 사장님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크리스천이신가요?”

그러자 옆에 앉은 직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이 친구는 크리스천이지만 저는 불교 신자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팔에 염주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했다.

“만약 사장님의 가족 모두가 교회에 나가시고, 성경공부를 하신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바로 사인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그들은 무척 당황해했다. 갑자기 크리스천이라는 직원이 눈시울이 빨개져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곧 돌아와 자기의 이야기를 했다.

그는 20대 젊은 시절을 주님께 헌신해서 열정적으로 보내다가 교회 안의 문제로 인해 가족이 전부 교회를 옮겼는데 정착하지 못하다가, 연예계 일을 하게 되면서 완전히 멀어졌다고 했다. 최근에 교회를 정해서 다시 믿음생활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내 제안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세상에… 이런 제의를 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나의 제의를 들은 불교 신자 사장님도 그동안 많은 지인들이 자기와 가족들을 전도하려고 애썼다가 포기했다고 했다. 그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나요? 제가 만약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중에 속이거나 행여 사업이 실패하면 어떻게 합니까?”

난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 책임은 사장님이 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부담을 가지시고 책임을 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설사 실패한다 해도 저는 사장님과 가족을 전도했기에 3억 원 이상의 효과를 얻었습니다.”

“….”

“하나님께서는 그 이상으로 사장님을 사랑하시고, 계속 사랑의 프러포즈를 하시고 계십니다.”

내 제안이 끝나자 그는 두 눈을 잠시 감고는 깊게 생각해보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

나는 또 복음에 배팅을 했다. 큰돈을 벌면 좋겠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한 영혼을 구원에 이르게 하는 일이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 하나님의 연주자송솔나무 / 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