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프거나 다치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특히 아들인 주원이는 위험하게 노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원이가 두 돌도 되지 않았을 때 유아의자에서 거꾸로 떨어져서 머리를 심하게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세게 부딪쳤던지 2층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그 소리를 듣고 깨서 내려왔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아이가 뇌를 다쳤을까봐 무척 염려가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가 갑자기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머리는 심하게 부어올랐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응급실로 향했지요. 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저는 몹시 두려웠습니다. 아들이 뇌가 손상되어 장애를 입으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에 눈물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우리 주원이 어떡해요?’
너무 다급한 나머지 하나님의 음성조차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회개할 것은 없는지 속으로 계속 기도하며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딸아,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말아라.’
하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도 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그 순간에 하나님보다 의사를 더 의지하는, 제 믿음 없는 모습 또한 보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뇌 CT촬영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를 계속 쳐다보고 있는데 빨간색 십자 선이 주원이의 몸 중심으로 지나갔습니다. 저는 그것이 십자가로 보였습니다. 마치 그 십자가로 주원이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쳐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제 힘으로 아이를 지키거나 키울 수 없다는 고백이 흘러나왔지요. 주원이는 주님의 아들이고, 저는 청지기일 뿐이라는 고백과 함께 하나님께 아들을 드리는 기도를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주원이의 뇌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심하게 부딪치면서 속이 울렁거려서 토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제야 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사실 저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괜찮다고 하기 전까지 무척 불안했지요. 주원이의 사고를 통해 제가 얼마나 믿음이 없는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 힘만으로는 아이를 절대로 키울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아이가 크고 작게 다칠 때마다 아이에게 달려가서 말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파서 울고 있는 아들에게도 똑같이 고백하게 합니다.
“많이 안 다쳐서 감사하지?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해봐.” “으앙~ 엄마, 다쳤는데 왜 감사해? 이렇게 아픈데.” “더 많이 다칠 수 있었지만 지켜주셨잖아. 감사하지?” 아이의 질문이 계속 이어집니다.
“다리에 피가 나도 감사해야 해?” “그럼, 감사해야지.” “한쪽 다리를 절단해도 감사해?” “다른 다리는 안 다쳤으니까 감사해야지.” “다쳐서 죽어도 감사해야 돼?” “당연하지. 죽어서 천국에 갔으니까 감사해야지.” 아이는 어디까지 감사해야 되는지 궁금했나 봅니다.
다른 날과는 달리 죽어도 감사해야 되냐는 질문에까지 이르렀지요. 저도 아이의 질문에 무척 당황했지만, 이 땅에서 잘될 때만 아니라 잘되지 않을지라도 범사에 감사하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감사훈련을 시킨 것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는 말씀에서 ‘범사’는 영어로 일, 사건 등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상황을 말합니다. 어른들도 지키기 어려운 말씀이지만 어려서부터 마음에 새기며,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리는 아이들로 자라길 소망해봅니다.
† 말씀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작은 까닭이니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 마태복음 17장 20절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빌립보서 4장 6, 7절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 골로새서 2장 6, 7절
† 기도
감사를 고백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저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믿음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매 순간 감사함이 넘치는 하루를 살고 있나요?
주님이 주신 삶을 되돌아보고 감사를 고백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