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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 아직...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나요?

안녕하세요? 크리스천 영화배우, 영화감독, 영화기자가 크리스천의 시선으로 나누는 영화이야기를 소개하는 씨네악쑝의 씨네키드,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입니다. 크리스천을 위한 친절한 영화사용설명서 '씨네악쑝'.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이번 영화를 어떻게 맛보고 뜯고 씹고 즐길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영화 줄거리]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남편과 사별한 한 여인이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나, 뜻밖의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마저 잃고 절망하는 내용을 그렸다.

피아노 학원 강사인 '신애'를 맡은 전도연은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제28회 청룡영화상, 제2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1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등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은 2007년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2008년 제4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의 원작은 이청준의 단편 소설 '벌레이야기'다.


[영화 속 명대사]

그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았대요.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다시 그 사람을 용서하냐고요.


[영화 이야기]

영화배우 정나온 : 이번 영화는 어떻게 보셨어요?

영화감독 하민호 : 저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면서 극장에서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영화배우 정나온 :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가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영화감독 하민호 : 일반 관객은 기독교를 긍정적으로 그린다거나 이런 부분이 아닌 아들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을 종교적 가치로 사용했죠. 한국 개신교가 어떻다더라 하는 건 없었을 거예요.

이창동 감독님은 잘 아시겠지만 1997년 ‘초록물고기’라는 한국 영화의 느와르 관련 작품으로 데뷔를 했고요.

국어선생님이자 소설가였던 이 감독님은 배우 명계남, 한석규 등이 출연했죠. ‘박하사탕’이 두 번째 작품, ‘오아시스’ 그다음 작품이 ‘밀양’이 나왔고요. 내놓는 작품마다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감독님이세요.

 

영화배우 정나온 : 영화 '밀양'이 소설을 영화화했다고 들었어요.

영화기자 조경이 : 소설가 이청준 선생님의 작품인데요. 영화 '밀양' 말고도 '서편제' 등 많이 영화화되었더라고요. 밀양의 모티브가 된 소설 벌레이야기는 1981년에 일어난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해요.

영화배우 정나온 : 하민호 감독님, 소설을 영화화했을 때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영화감독 하민호 : 일단 탄탄한 이야기가 장점이 있겠죠.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게 쉽진 않거든요. 경제적으로도 비용을 아낄 수 있고요. 검증되고 좋은 이야기를 영화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유명한 소설은 관객의 상상이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어서 역작이 될 수도 있고요. 임권택 감독의 거장이 만든 ‘태백산맥’을 보시면 대하소설을 2시간 짜리로 만들었는데 시시하다는 평도 있었거든요.

영화기자 조경이 : 개인적으로 이 책을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싶은 추천 작품이 있으세요?

영화배우 정나온 :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는 영화로 나왔고, 같은 작가의 작품인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요.

영화감독 하민호 : 젊은 소설가들은 영화화를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다고 봐요. 글을 쓸 때부터 시각화를 생각하며 쓴다고 해요. 소설가 기욤 뮈소는 실제 소설을 보면 시각화가 어렵지 않게 되어 있더라고요. 조경이 기자님은 이번 영화를 어떻게 보셨어요?

영화기자 조경이 : 전도연 씨가 자신이 겪는 고통 때문에 힘들어하는 장면을 보면서, 남의 고통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거나 아는 척하지 말자는 묵상을 하게 됐어요.

전에는 ‘다 괜찮아질 거야’라며 위로하는데 그것이 상대방에게 더 큰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묵묵히 중보기도해주는 게 낫겠다 싶어요.

영화감독 하민호 : 영화의 소재는 자식이 유괴당해서 주검으로 돌아오는 소재거든요. 그런데 아들의 죽음을 괴로워하는 엄마의 연기로만 끝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신앙으로 위로받았는데 그것이 주인공의 뒤통수를 치는 듯한 충격에 관해, 내면의 심리를 외면화시킨 지점이 탁월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같아요.

신애의 흔들리는 마음을 카메라가 흔들리는 듯 따라가거든요. 그런 면에서 감독님의 연출도 탁월했던 것 같고요.

영화배우 정나온 : 살해범이 하나님이 자기를 용서하셨다고 고백하는 장면에서 아들을 죽인 엄마가 앞에 앉아있는 데 평안함을 드러내는 게 괜찮을 걸까 싶더라고요. 나 때문에 아픈 사람이 눈앞에 있으면 그 평안함이 깨지지 않는 게 어려울 것 같거든요.

영화감독 하민호 : 어떤 면에서는 신앙적인 성숙이 부족했던 거죠. 과연 나는 본어게인 하고 난 이후에 어린 아이의 단계를 거쳤나 저 자신에게 묻게 되더라고요.

어린아이는 어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야 하잖아요. 옛날에는 못 느꼈는데 나는 영적으로 충분히 아이의 시절을 겪어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 앞에서 일찍 성숙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고요.

영화배우 정나온 : 영화에서 범인이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를 돌아볼 때, 난 하나님 만났다고 하는 그 지점에서 안 믿어졌어요.

나만 치유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매번 주님 앞에 무릎 꿇는 게 신앙이라고 생각해서요.

영화감독 하민호 : 하나님을 만나지 않아도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범인이 보여준 모습 때문에 하나님을 싫어할 것 같더라고요. 잘못된 모습을 너무 잘 나타냈죠.

성숙된 신앙인이면 하나님사랑이 임함과 동시에 타인에게도 가잖아요. 성숙하지 못한 신앙이라고 보는 거죠.

영화배우 정나온 : 신애의 입장에선 어땠을 것 같아요?

영화기자 조경이 : 신애가 아직 마음의 치유와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범인을 만나러 갔던 것 같아요. 아직 이 사람이 성숙하지 않았구나 하면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감독 하민호 : 저는 감독의 섬세함을 느꼈던 것이 신애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옆에서 같이 있어준 송강호 씨잖아요.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존재이신 성령님이 생각났고요. 말없이 옆에서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카메라워크처럼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돌발질문 : 아직...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있나요?]

영화배우 정나온: 저는 성격상 원망을 오래하진 못하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느 자리에서 제가 오열을 터뜨리면서 나를 용서하고 싶다고 고백했던 적이 있거든요. 제 자신에 대해 용서하기 싫었나 봐요... 저 자신을 용서하고 나니, 용서하지 못할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은혜로 삽니다!

영화감독 하민호 : 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를까봐서요. 신앙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후퇴하고 있는 듯싶은데요.

영화기자 조경이 : 저는 용서할 사람이 없는데요. 미워하면 한달이나 두달 사이에 풀려요. 한 달 전 설교 말씀이 '용서'에 관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용서할 사람을 생각해봤는데, 어린 시절에 폭력적이었던 아버지 모습이 생각났어요. 여러 번 용서를 하고 회개했는데 말이죠. 말씀하신대로 떠오르면 계속 용서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영화배우 정나온 : 진정한 용서는 반복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위 내용은 ‘씨네악쑝- 밀양 편’의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번 편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다면, 클릭하세요 ㅎ)


[영화를 마치며 - 한줄평] 

영화감독 하민호 :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때가 4,5살 되는 아이들을 마주하게 될 때에요. 4,5살 아이의 사진이 있고 엄마가 편지를 써둔 게 있어요.

미치겠더라고요. 만약에 내 아이를 하나님이 데려가시면, 내 믿음 앞에서는 하나님을 멀리하게 될 것만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는 건,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조금 깊이있게 생각하게 해줬던 영화였어요.

영화기자 조경이 : 용서하기 어렵다면 주님께 맡기세요.

영화배우 정나온 : 전도연 씨가 병원에서 돌아와 머리를 자르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카메라가 하수구를 비추더라고요. 저런 곳까지도 다 비추는 게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다가오더라고요. 하나님의 빛이 비치지 않는 곳은 없다는 말로 한줄평을 마무리하고 싶네요.

사진 =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