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가족과 함께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몇 시간을 달려서 새벽 2시쯤 호텔 주차장에 차를 댔다.
아들은 그때 4살이었는데, 여행 내내 자기 가방을 들고 다니겠다고 우겼다.
한창 자기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나이여서 아무 때나 근육을 불룩거리며 자랑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자기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비록 반쯤 잠든 상태였지만 아들은 트렁크에서 자기 가방을 꺼내 메고 비틀거리며 주차장을 가로질러 가기 시작했다.
나는 가방 몇 개를 들고 뒤따라가는데, 갑자기 아들이 주차장 한가운데서 걸음을 멈추더니 어깨에 멨던 가방을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아이는 겨우 눈을 뜨고 있었다.
“어이 친구, 가방을 대신 들어줄까?”라고 묻자, 아들은 너무 피곤해서 대답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아들의 가방을 어깨에 메고 몇 걸음 걷다가 뒤를 돌아 “괜찮니”라고 물었더니,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이렇게 물었다.
“저도 안고 가주실래요, 아빠?”
나는 아들을 번쩍 들어 올려 품에 안고 호텔을 향해 갔다.
아들이 자기의 힘이 얼마나 센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하고 힘이 없어서 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때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실망하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
사실은 그 순간에 아이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꼭 가방을 떨어뜨리고 도움을 청해야만 했던 것은 아니다.
끝까지 자기가 들고 가겠다고 우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지 않을수록 더 오랫동안 도움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들고 가던 짐을 내려놓는 순간,
은혜가 그의 가방뿐 아니라 그 또한 안고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신이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만큼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 좋은 때가 없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11: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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