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title
말씀테마
오늘의테마

“덜 논리적이고 더 사랑하라.”

허다한 허물을 덮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모습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다.

 2017-04-28 · 
 27842 · 
 912 · 
 26

나는 사랑에 대해 말하면서 이론으로 꽉 채우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사랑과 관련하여 직접 경험한 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 예전에 사랑의 능력이 얼마나 비전이 되고, 꿈이 되고, 능력이 되는가를 너무나 뜨겁게 경험한 적이 있다. 그때의 일을 나눠보려고 한다.

언젠가 내 마음이 무척 힘들었던 적이 있다. 목회를 하다 보면 가끔씩 그럴 때가 찾아온다. 그 무렵,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정신과 의사 성도님이 몇 분 계신데, 그중 한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간접적으로 전해주었다.

“요즘 이찬수 목사님 얼굴 표정과 목소리를 들어보니, 마음이 굉장히 힘든 것 같아요.” 나는 깜짝 놀랐다. 안 들키려고 목소리도 밝게 하고 애를 썼는데 그 분은 내 마음이 힘들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이실직고하고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 정신과 의사를 찾기 전에 하나님이 천사 한 사람을 보내주셔서 다 나아버렸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멀쩡해졌다.

죽으려 했던 저에게 이런 열정이 남아 있었나 저도 놀랐습니다.

그 천사가 누군가 하면, 우리 교회 고등부에 나오는 한 여학생이었다. 그 어린 여학생과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내 상한 마음이 다 회복되었다. 그 여학생은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자매였다. 그가 나를 찾아와서 장문의 편지를 주고 갔는데, 그 편지 앞부분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목사님, 혹시 작년 6월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한 달 만에 퇴원했다는 소녀의 이메일을 기억하시나요? (중략) 그런데 채 1년이 안 되어 다시 자살 시도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죽을 뻔했어요. 정신과 약 90알을 먹어서 의사 선생님들도 심장발작으로 죽거나 의식불명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결국 살아났답니다. 그리고 눈 뜬 지 일주일 쯤 뒤에는 다시 정신병동에 입원해서 두 달 있다가 나온 지 2주 되었어요.

내가 이 아이를 만난 것이 병원에서 나오고 2주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때 나를 만나자마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며칠 뒤에(나를 만나기 며칠 전이다) 또 다시 자살충동이 와서 한강으로 갔다고 한다. 그때 한강으로 뛰어내리려다가 한강을 순찰하며 다니는 경비정 때문에 못 뛰어내렸다고 한다. 자기가 지금 뛰어내리면 경비정이 건져낼 것이고, 그럼 자기는 또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할 테니 뛰어내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자매였는데, 그 자매가 우연히 나의 설교를 듣게 됐다고 한다. 그 설교를 계기로 분당우리교회로 오게 되었고, 지금도 설교 말씀으로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날 이 아이가 선물이라고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자기가 만든 시집 같은 것이었다. 보니까 시, 명언을 한 장 한 장 코팅하고 명화도 담아서 묶은 것인데 밤을 새워 만든 것이란다. 그렇게 정성껏 만든 묶음을 두 개나 선물로 주었다.

그것과 함께 동봉한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죽으려 했던 저에게 이런 열정이 남아 있었나 저도 놀랐습니다.” 한 시간 정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나는 그 아이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나도 너만 한 딸이 있단다. 내가 네 큰아빠 해줄게. 너는 내 조카 해라. 우리 친하게 지내자.”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해준 후에 아이를 보냈다. 그 아이가 내게 준 편지 말미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추신. 목사님 은퇴하시고 밥 한 끼 같이 먹을 성도 없으실 때 저한테 연락 주세요. 그땐 제가 어른이니까 맛난 것 대접할게요.

나는 그 편지를 보면서 너무 목이 메었다. 그 무렵 예배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얘기를 했었다. “저는 우리 교회에서 누군가를 편애하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어떤 장로님이든, 교역자든 둘만 만나서 밥 먹고 영화 보고 그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큰 교회에 담임목사로 있지만 은퇴하면 밥 한 끼 얻어먹을 성도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아이가 이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쓰여 편지에 그렇게 적은 것 같다. 그 편지를 보고 아이에게 전화를 했다.

“목사님이 지금 많이 지치고 힘들었는데 너 때문에 힘내기로 했다. 목사님이 약속할 게 하나 있는데, 너에게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라도 목사로서 실망시키는 일 하지 않고 끝까지 목회 잘 할 것이다. 그러니 너도 목사님 은퇴하면 밥 사준다는 그 약속 지켜야 한다. 네가 힘들다는 건 알지만 꼭 살아야 해.

그래서 목사님에게 밥 사주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야 한다. 네가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발견하지 않았니? 그 꿈을 가지고 살아야 해. 목사님도 끝까지 절대 변질되지 않을게. 약속하마.”
나는 지금도 가끔씩 그 아이 생각을 한다. 그 아이는 죽으면 안 된다. 내게 희망이다. 또 내가 그 아이에게 희망이 되기를 원한다. 이것이 교회이다.

‘덜 논리적이고 더 사랑하라’는 말처럼 허다한 허물을 덮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모습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 13:34,35

바로 이런 꿈을 함께 나누는 곳이 교회이다. 이런 사랑의 능력이 우리를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 말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 마가복음 12장 30, 31절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 고린도전서 13장 1절

† 기도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다른 사람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중보자가 되게 하시옵소서. 저를 통해 예수님이 사랑이 흘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도 당신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이 공동체 안으로 흘러가기를 기도하며 결단해보세요.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