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 죄를 감추거나 적어도 축소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죄를 덮으면 은혜도 덮는 것이다. 죄를 축소하면 용서와 함께 오는 기쁨도 축소하는 것이다.
어느 날 장 라루(Jean Larroux) 목사님이 트위터(twitter)에 올린 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자마자 나는 마음속으로 항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항의는 그의 말이 사실임을 더욱 입증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가 인용한 글은 이와 같다.
“당신이 아는 가장 큰 죄인이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은 자신을 잘 모르는 것이다.”
그 글에 대한 나의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반응은 이러했다.
‘그래, 맞아, 난 죄인이야. 사실 나는 큰 죄인이야. 하지만 내가 아는 가장 큰 죄인은 아니야.’
그러나 그 인용문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또 나 자신과 나의 동기에 대해 솔직해질수록, 그 말을 부인하기가 더욱더 힘들다. 그 문장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느껴졌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자신이 죄인 중에 괴수라고 밝힌 익숙한 성경 구절을 다시 읽기 전까지 나는 그것을 콕 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딤전 1:15
신학교에 다닐 때 이 구절로 리포트를 썼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리포트에서 바울이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 그의 과거에 초점을 맞추었다. 나는 바울이 그리스도인을 박해했고 교회와 그리스도의 일을 훼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기 때문에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라고 묘사한 거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교수님이 그 리포트를 내게 돌려주셨을 때 맨 위에 점수가 적혀 있지 않았다. 대신 빨간 펜으로 “다시 쓰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 나는 과제를 완전히 다시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서 수업이 끝난 후 피드백을 좀 받으려고 교수님을 찾아갔다. 그는 빨간 펜을 꺼내어 디모데전서 1장 15절의 한 단어에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I am the worst).
나는 거기 서서 그 단어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문득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동사가 현재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바울은 “내가 죄인 중에 괴수였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라고 말했다.
약 1,600년 전에 어거스틴은 그의 《참회록》(Confession)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 자신이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죄는 더욱더 구제불능 상태가 되었다.”
우리는 불치병 진단을 받을 때까지 치료를 거부할 것이다. 성경은 우리의 병을 진단해준다. 즉 우리는 모두 ‘죄’라는 병을 앓고 있다. 그것은 온 세계를 감염시킨 바이러스다. 로마서 5장 12절은 그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롬 5:12
우리는 모두 죄라는 병의 진단을 받았고, 그 상태는 치유가 불가능하다. 즉 죄의 삯은 사망이다. 하지만 그때 바울이 우리에게 ‘은혜’라는 해결책을 소개해준다.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 또 이 선물은 범죄한 한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과 같지 아니하니 심판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정죄에 이르렀으나 은사는 많은 범죄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에 이름이니라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롬 5:15-18
____________________< 은혜
바울은 하나의 등식을 제시한다. 등식의 한쪽에는 당신의 죄가 있고 그 죄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쁘다. 당신은 그것을 축소하고 합리화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묵살하려 한다.
하지만 당신은 불치병에 걸렸다. 등식의 다른 한쪽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을 때 그분의 피는 죄에 감염되지 않았다. 또한 우리를 치유하는 해독제가 되어주셨다. 당신의 죄를 한쪽에, 하나님의 은혜를 다른 한쪽에 놓은 후, 바울은 그 등식을 푼다.
더욱 하나님의 은혜가 넘쳤느니라 롬 5:15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로 덮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무엇이 됐든 간에, 항상 은혜가 더 크기 때문이다.
† 말씀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 로마서 5장 12절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 이사야 53장 5절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만일 우리가 범죄하지 아니하였다 하면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이로 만드는 것이니 또한 그의 말씀이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하니라 – 요한일서 1장 8~10절
† 기도
내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그 놀라운 은혜를 묵상합니다. 주님, 죄에 대해 더욱 민감히 반응하며 정직한 모습으로 매일 주님 앞에 나아가게 하소서. 어떠한 죄에도 비교할 수 없는 그 크신 은혜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 적용과 결단
____________________< 은혜
빈칸에 자신의 가장 큰 죄를 적어보라. 은혜를 경험하는 유일한 길은 자신에게 은혜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딘지 밝히는 것이다. 당신의 가장 큰 죄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