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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정

저는 남편을 바꾸어 놓고 싶지 않아요...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인데,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은 치약을 짜는 사소한 행동의 다름조차 쉽게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배우자를 나의 생각대로 변화시키려 애쓰고 상처받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 주님의 사랑처럼 서로를 인정할 때 가정은 더욱 견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정의 하나 됨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주님 안에 있을 때 이루어지니까요~


가족의 중심은 부부이다.
요즘은 마치 자녀가 가족의 중심인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태초부터 아담과 하와, 부부가 가족의 중심이었다.

가족이 중심을 잡으려면 자녀가 중심이 되어서도 안 되고 부부의 부모들인 원 가족이 중심이 되어서도 안 된다(창 2:24).
결혼을 하면 정신적으로 부모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부부가 가족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자녀들에게 가족에 대한 꿈을 꾸게 하고 가족의 순수성과 안정성을 지키려는 마음을 갖게 한다.

며칠 전 우연히 아침방송을 보게 되었는데 방송인 강주은 씨가 출연하여 강의를 하고 있었다.
강주은 씨는 배우 최민수 씨의 아내로, 두 아들의 어머니였다.
미스 캐나다 출신인 그녀와 카리스마 배우 최민수 씨가 결혼 생활을 잘 하고 있을지 사람들은 궁금해하기도 했다.
강한 남자, 색다른 남자, 이따금 사고치는 남자, 어려서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밑에서 자란 남자와
캐나다로 이민 가서 외동딸로 부유하게 자랐던 그녀가 가족을 이루어 잘살 수 있을까 걱정하는 눈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현명했다.
그녀는 두 길을 한 길로 만들어가는 23년 결혼생활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녀는 ‘결혼은 인생의 가장 큰 공부이므로, 남편과 살아가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남편과 나눌 수 있는 복의 기회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을 바꾸어 놓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얼마나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색깔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 남편을 남편답게 살게 하고 싶다고 했다.
남편과 소통이 안 될 때 그녀는 만화를 그려 남편의 머리맡에 놓기도 하고, 잔소리를 하고 싶으면 99번을 죽이고 한 번의 기회를 기다렸다고 했다.
그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도 큰일이 아닌 것처럼 부드럽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녀는 두 아들이 최대한 공인의 아들로서 부담을 갖지 않고 평범하게 살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과 남편이 ‘가족을 이루어 사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결혼생활 속에서 부부로 그리고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평가자는 남편과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너는 크면 결혼하게 될 것 같니?”
그러자 아들은 거침없이 두 팔로 X를 표했고, 순간 ‘실패했구나’ 하는 생각에 자신과 남편에 대해 실망하고 화가 나더라고 했다.

너는 크면 결혼하게 될 것 같니?

그래서 다시 물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의 결혼생활이 마음에 안 들었니?”

그러자 아들은 펄쩍 뛰면서 “엄마, 전혀 아니에요.
내가 아빠하고 엄마같은 관계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수 있다고 보증할 수만 있다면 지금도 결혼할 수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엄마 아빠가 친구같이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너무 감사하고 자신들도 그렇게 키워주어서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하더란다.

강의가 끝나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그녀에게 “요즘 우리는 결혼하는 것이 두렵고 하고 싶지 않아요. 결혼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는지요?”라고 질문했고, 이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결혼을 두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결혼 개념을 꽃밭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가장 깜깜한 곳을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희망 없는 곳에 손잡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이 파트너지요.”
그녀는 어떤 유명 강사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했다.
<하나님 자녀교육>오인숙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