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왜 주기도문의 첫 문장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도록 하셨을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것에는 참으로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 말씀 안에는 잃어버린 자식에 대한 하나님 아버지의 안타까움과 간절한 마음이 내포되어 있다.
예수님은 기도할 때 “우리 아버지여”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 그래서 기도할 때 그렇게 기도하지만, 실상 대부분 우리 마음은 ‘나의 아버지’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분은 우리 아버지이기 전에 나의 아버지이시다.
그러나 주기도문에서 우리 아버지로 표현한 것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하나님의 자녀는 나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모든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신앙을 너무나도 개인적으로 생각한 나머지 마치 나의 아버지만 되시는 것으로 착각한다.
물론 하나님은 나를 예수님만큼 사랑하시고 나의 문제를 알고 계시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하나님은 다른 사람도 예수님만큼 그리고 나만큼 사랑하시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구약에서 말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아버지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된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우리 아버지라는 뜻이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자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니 또한 낳으신 이를 사랑하는 자마다 그에게서 난 자를 사랑하느니라 요일 5:1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통해서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즉 우리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본래 우리를 지으신 대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독교 신앙은 ‘홀로’와 ‘함께’가 항상 동시에 공존해야 한다. 만약 홀로만 주장하면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은 우리 가운데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인인 두 사람이 시합에서 각자 주님을 나의 아버지로만 생각하고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천국 대신에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반대로 함께만 주장하게 되면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 없는 ‘우리’는 집단이기주의만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는 내 안에 거하시지만, 그분의 나라는 우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among you) 있느니라 눅 17:21
따라서 우리가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결코 혼자일 수는 없으며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소속되지 않는 나는 결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 영적 공동체가 오늘날의 교회이다.
이러한 인식이야말로 우리를 개인주의적 신앙에서 벗어나게 하고, 주님의 관점에서 나와 우리를 보게 해준다. “우리 아버지”라고 기도할 때 비로소 삼위일체 하나님(성부, 성자, 성령)의 본질인 ‘우리 사랑’이 자신의 기도의 기초와 바탕이 되며, 자신만의 기도에서 벗어나도록 하며, 기도의 지경이 나와 가족에서부터 아직도 하나님나라의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모든 종족과 나라에까지 넓혀지게 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주기도문의 첫 번째 문장은 하나님을 반역함으로 흩어진 나라와 민족, 혼잡한 언어를 지닌 모든 인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되게 하고 동일한 아버지를 두게 되는, 하나님나라(하나님의 통치)의 도래라는 만세의 비밀이 풀려지는 가장 놀라운 선포이다.
모든 인류가 본래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 그리고 우리 모두 하나님 아버지의 가족이라는 정체성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핵폭탄과 같은 선포인 것이다.
† 말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 요한복음 1장 12,13절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
- 요한복음 17장 21~23절
† 기도
죄인된 우리를 십자가의 구원으로 살리시어 자녀삼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본받아 우리를 보게 하시고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이기심에서 벗어나 하나님 아버지의 나라를 보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되는가? 하나님은 어떤 마음을 가지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