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미레의 '우아한 묵상'

교회에서 춰야할 춤 : 살아있어라, 생명력을 소유해라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음악은 회중을 예배에 참여시키는 데 사용된다. 예배의 행위와 참여를 돕는 도구로 음악이 사용되는 것이다.

음악은 교회 안에 없어서는 안될만큼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 예술이다. 교회와 예배 안에는 항상 예술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예배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기 때문이다(땅에 쓰신 글씨 중). 예술이 없다면 우리가 무엇으로 하나님께 반응할 수 있을까.

무용 역시 교회에서 이러한 역할로 사용되어야 한다. 특별한 순서로 준비되어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 만으로는 춤의 진짜 의미와 긍정적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춤의 본래 태생은 무대 위 댄서의 춤을 관람하는 관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하나됨을 위한 것이었다(잃어버린 춤 중).

몸을 움직이는 것은 '창조주가 몸을 처음 만들 때 몸에게 준 사명'이다. 

살아있어라! 생명력을 소유해라! 움직여라! 하나님은 죽은 몸, 멈춰있는 몸을 만들지 않으셨다.

생명력은 하나님만이 허락하실 수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써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몸을 움직이며, 그분이 지으신 물질 세상을 감각하고 다스리며 사는 것이다. 그 말씀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실천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와 예배 안에 몸의 움직임을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아마도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찬양과 함께하는 율동일 것이다.

'그것도 물론 좋지만' 동작이 정해진 율동은 반대로 몸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춤추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도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각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꺼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하나님을 기뻐하는 나만의 예배 표현을 갖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무용전문가들은 움직이는 몸과 춤에 대한 고민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인간에게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즉 춤의 진짜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확신이 필요하다.

그 이후에는 본인이 무용수로써 무대 위, 예배 중에 춤을 추는 것보다 모두가 함께 춤추게 하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 땅의 모든 몸들이 춤을 추면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력 가득한 몸과 삶을 찬양하게 하는 것이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이는 춤이 살아나고, 몸이 살아나고, 공동체가 살아나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예배 안에 예술은 심미적 감상이 아니라 예배의 행위를 돕기 위한 참여적성격의 공동체 예술이어야한다(행동하는 예술 중). 무용이 대부분 '워십댄스'라는 이름으로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것으로만 사용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래는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모여서 함께 춤추는 커뮤니티 댄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기다. 그들에게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 춤추는 경험이 어떤 깨달음을 얻게 해준 것일까. 이런 고백은 진짜 공동체 됨을 누리고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 있는 교회 안에서 나와야 마땅한 것 아닌가 싶다.


'함께 몸을 맞대어 호흡할 때 느껴지는 인간의 따뜻한 온기가 감동이었습니다.'

'동일한 안무를 함께 표현해내는 것은 서로간의 차이를 부각시키면서도 모종의 연대감을 주었고, 긴 말을 나누지 않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각 사람들의 특성과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같이 동작을 만들면서 에너지가 교감되고, 새로움이 창조되는 것을 보았고, 그곳에서 영혼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몸과 춤을 통해 인간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우리는 살아 숨쉬는 예술작품이다.'

신앙이란 곧 하나님과 함께 춤추는 삶이라고도 한다. 그분과 호흡을 맞추고 그분과 스텝을 맞추며 즐겁게 움직이는 것이 곧 아름다운 춤이 된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몸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런 몸으로 서로를 만나고,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춰야할 춤이야말로 다같이 춤추는 커뮤니티 댄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 안에서 무용이 나아갈 선교적 방향은 다같이 춤추는 것이다.

지난 여름 선교한국에서 아트콜라보워십팀의 예배 중 이를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선교한국에 참석한 외국인 참가자들과 함께 조준모의 <어디에>에 맞춰 예배했던 단체 공연을 소개한다.

글, 사진 = 김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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