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과 기대 속에 첫 목회를 시작했다. 내게는 열정도, 주님이 허락하신 은사도 있었다. 그래서 나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부임한 교회는 목회자와 갈등을 겪고 나온 30여 명의 교인들이 개척한 교회였다. 그래서 목회자에 대한 깊은 상처와 불신이 있었고, 여전히 갈등이 진행중이었다. 갓 서른이 된 목회 초년병인 내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교회 안에서 내 권위는 거의 없었다. 나는 열정적인 영성을 추구했고, 제자훈련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장로님들이 원하지 않았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점이 막히니 마치 날개가 꺾인 새처럼 힘을 잃었다. 또다시 하나님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나는 낙심에 빠졌다. 내 부족함을 깊이 느끼고 목회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하나님의 은혜가 부어졌다. 설교하고 선포한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면 놀랍게 회복됐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이 길은 내 힘으로가 아니라 주님의 힘으로 가는 것이구나.’
하나님은 그렇게 나를 낮추셨다. 그렇게 2년이 지날 때쯤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 교인들과 제자훈련을 하기 원합니다. 만약 이 제안을 교인들이 받아들이면 이곳에 남아있으라는 뜻으로 믿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목회지를 주십시오. 교인이 한 명밖에 없어도 좋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을 맘껏 펼치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다시 수석 장로님을 만나 제안을 했지만 대답은 이전과 같았다. 그래서 새로운 목양지를 두고 몇 개월 동안 기도했다.
새 목양지는 경기도 평택의 ‘비전교회’라는 이름의 교회였다. 교회 연혁을 살펴보다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창립일이 1999년 5월이었다. 내가 개척의 꿈을 품고 추진하다가 그 꿈을 접었던 바로 그때였다. 교회 이름이 비전교회인 것도 놀라웠다. 1999년에 개척교회를 하고 싶어 지인들에게 ‘비전지’라는 기도편지를 만들어 발송했기 때문이다.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네가 꿈을 포기했을 때, 나는 너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단다.’
정말 기막힌 일이었다. 하나님은 신실하시다. 우리가 주님의 뜻 가운데 믿고 기도하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주신다. 다만 우리의 시간에 우리의 생각과 방법대로 되지 않을 뿐이지 하나님의 시간에 더 좋은 방법으로 이루신다.
새롭게 옮긴 교회에는 교인이 딱 한 명 있었다. 그마저도 아직 믿음이 없이 그저 주일만 나오는 분이었다. 첫 예배를 드리고 그 자매에게 물었다.
“하나님을 만나셨나요?” “아니요. 저는 아직 믿음이 없습니다.”
“네, 그렇군요. 신앙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생 최고의 일입니다. 앞으로 잘 따라오시면 자매님은 하나님을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확신 있게 말하니 자매도 “저도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자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진정 예수님을 믿을 때 성령이 임하시어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어느 날, 예배 시간에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데 자매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울기 시작했다. 성령께서 임하신 것이다. 성령이 임하자 구원을 얻고 감격했다. 그리고 그 구원 받은 한 사람을 통해 전도가 시작되었다. 남편과 자녀, 동생과 직장 동료들을 데려왔다. 교회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 흘러 넘치자 계속 사람들이 왔다.
진정한 생명이 들어가면 사람들은 감격한다. 세상에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어 성령이 임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는가! 세상 부귀를 다 얻어 육신의 쾌락을 즐긴다 해도 그들의 영혼을 만지지 못한다. 오히려 더 깊은 허무를 느끼게 된다. 죄는 인생을 파괴시킨다. 죄의 삯은 사망이다.
그러나 회개하여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어 성령이 그 안에 임하시면 마음에 천국이 임한다. 마음 깊은 곳에 하나님과 화해함으로 주어지는 평강이 임하고 하늘의 기쁨이 강같이 솟아난다.
주님은 죄 가운데 헤매며 영적 갈증에 빠져있는 수가성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4). 복음 안에 이 생명이 있다. 신앙생활의 핵심은 이 생명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나는 개척교회를 하면서 1년에 성경을 열 번 통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성경은 총 1,189장이다. 하루에 40장씩 읽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독할 수 있다. 매일 성경을 힘써 읽었다. 때로는 힘들었지만 통독할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이 주어졌다.
그렇게 40일 정도에 한 번씩 통독을 하는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한 번 통독할 때마다 새가족이 등록을 했다. 다음 달 통독을 마친 뒤 유심히 살피니 또 그 주에 새가족이 등록했다. 그래서 나는 주님께 여쭈었다.
‘주님, 제가 성경통독을 하는 것과 새가족 등록이 정말 상관이 있나요?’
그때 시편 23편 1,2절 말씀이 생각이 나며 주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는 선한 목자다. 나는 내 양을 인도한다. 나는 내 양을 꼴이 있는 푸른 초장으로 인도한다. 그런데 네가 성실히 성경을 읽으니 네 안에 꼴이 많이 생겼다. 선한 목자인 내가 그 꼴로 양을 인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
나는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사역자가 날마다 신실하게 말씀을 충만히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임을 깊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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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 시편 42편 5절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 시편 37편 4절,5절
주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주의 뜻대로 이 모든 큰 일을 행하사 주의 종에게 알게 하셨나이다
– 사무엘하 7장 21절
† 기도
사랑하는 주님. 주님의 길은 실로 놀라움을 고백합니다. 청컨대, 그 놀라움이 날마다 주님 앞에서 주님의 말씀을 청종하는 백성들 가운데 함께하게 하소서. 거룩한 주님의 백성들의 기도 위에 안수하여 주시고 주님의 뜻을 따라 주관하여 주소서. 삶의 예배가 이곳을 통하여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 적용과 결단
주님의 뜻을 생각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 붙잡고 기도하길 원합니다. ‘주님, 말씀하소서. 주의 종이 순종하길 원합니다’는 마음으로 순종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