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마을_이무현

[아빠의편지] 거룩한 분노

From. 사랑하는 아들에게

 

네가 한 담배를 피우던 형에게 가서 길에서 피우지 말라고 말했다가

맞을 뻔 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듣고

아빠는 심장이 벌렁거렸단다.

너도 나름 ‘거룩한 분노’가 일었던 모양이다만, 글쎄다...

아빠 생각에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이 분명하더라도 성급하게 다른 이들의 말이나 행동을 판단하고 지적하는 건 조금 위험한 일인 것 같구나.

경우에 따라선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어.

아까 그 형도 적어도 너보다 열 살은 위였을텐데 말이지.

 

살아가다보면 ‘거룩한 분노’를 내야할 때가 분명 있단다.

이럴 땐 표현을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너의 안에 성령님과 멀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거룩한 분노’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처를 주고 멀어지게 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거라. 만일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그냥 ‘분노’이고 ‘마음의 흐트러짐’이었을 뿐이야.

시편 147편 3절을 보면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라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어.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지.

그분의 분노는 무섭지만 우리를 사랑하고, 싸매시기 위한 분노란다.

이처럼 너도 ‘분노’가 올라오는 것 같을 때 그게 거룩한 지 아닌 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바로 나에게 ‘책임질 수 있는 지혜’와 ‘분노보다 훨씬 큰 사랑’이 있는 지를 헤아려 보는 거야.

그런데 아마도 이렇게 잠잠히 생각하다 보면 웬만한 화는 다 가라앉게 되겠구나...

 

from.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을 가진 아들의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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