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생활 에세이_김영진

영원한 벗

 

2007년도의 일이다.

딸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함께 가기로 했던 친구들로 부터 이른바 ‘왕따’라는 것을 당했다. 이유도 영문도 모른 채…. 함께 가기로 한 네 명의 친구 중엔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그 친구가 주축이 되어 우리 아이를 왕따를 시켰다는 것! 이유인즉, 소풍가기 전 날 그 친구가 딸아이에게 다가와서 다른 아이를 따돌리고 가자는 말에 동조를 안 해줘서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일종의 보복 심리로 우리 아이를 왕따를 시켰던 것이다.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에게, 불의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왕따를 당해 상처를 받은 아이는 몇날 며칠을 울며, 속상해 하다가 결국 그 친구들과 절교를 선언했다. 믿었던 친구에 대한 실망감, 배신감에 또다시 배신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이 합쳐진 결론이었다.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아이를 가슴에 안고, 친구들과 화해하라는 형식적인 말과 살다보면 그보다 더 한 일도 많이 겪게 된다는 식의 상투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실제로 살다 보면 사람으로 인해 이보다 더 한 아픔을 겪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비단 아이들의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세계에서 마저도... 아니, 아마도 어른들의 세계에서의 아픔이 더 할 것이다! 내 마음에 합당치 않다는 이유로 사람을 경계하고, 비방하고, 정죄하고, 외면하고 먼저 다가설 줄 모르고, 다가서도 화답할 줄 모르고….

사람을 바라보면 언제나 기쁨보다 실망과 아픔을 겪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아이가 이제 그만 그 아픔에서 벗어나 변함없는 우리의 영원한 벗은 오직 신실하신 주님 뿐 이라는 것을, 주님이 계시므로 결코 외롭지 않고, 언제나 그 사랑이 벅찬 감동이며, 기쁨인 것을 마음속 깊이 깨닫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