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아들, 딸
얼마 전 가족이 함께 산의 둘레길을 돌며 운동할 때였다.
아들의 운동화 끈이 풀려서 아빠가 돌아가 끈을 묶어줬지. 그 끈을 묶는 동안 가던 방향의 반대로 뒤돌아 앉아 있던 아빠는, 아들의 뒤에 펼쳐진 풍경을 보고 놀랐단다.
우리가 걸어오면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어서였어.
흙길, 풀들, 나무들, 돌들을 이렇게 멈춰 서서 뒤돌아보는 시점에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는 일이 자주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지.
너희도 뭔가를 열심히 이루며 살아가게 될 거야.
정신없이 노력하다 보면 뭘 했는지도 모를 때가 많이 있단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에게 말씀하셨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11:28)
‘멈춤’은 중요해.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것처럼,
열심히 달리다가도 멈춰 서서 자신이 온 길을 돌아보렴.
걸어온 길은 아름다운지, 실수는 없었는지, 방향은 맞는지,
예수님의 손을 놓고 달렸던 것은 아닌지...
쉰다는 건 하던 걸 포기하는 게 아니란다.
그러면서 자기 스스로를 잘 정비하고 힘을 얻어 다시 가는 거야.
from.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