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마을_이무현

[아빠의편지] Merry Christmas!

아빠가 스무살 때였나... 크리스마스 날 아빠는 혼자 빵집에 들어가 작은 케이크를 샀지. 밤이 되어 모든 예배와 행사가 끝나 컴컴하고 조용한 교회 대성전에 들어가 촛불을 살짝 켜고 생일축하노래를 불렀단다. 혹시나 경비아저씨가 들어오실까봐 얼른 불을 후~ 불어 끄고는 가만히 기도했어.

솔직히 처음엔 크리스마스인데도 함께 놀자는 친구들이 없어서 외로운 마음에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성전 안에 들어서자마자 오히려 크리스마스에 예수님이 더 외로우실 거란 느낌이 들었지.

그 후 매 년 이렇게 해오다가 결혼을 하고 엄마랑 둘이 성전에서 예수님 생일파티를 했을 땐 더없이 행복했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너희와 같이 교회에 와 초를 불었을 땐 말도 못하게 기뻤지.

시간이 흐를수록 이맘때 들리던 거리의 찬송도 점점 줄어드는 듯하구나. 누군가는 이런 일로 예수님이 환영 받지 못해 걱정이라고 하기도 하지. 그치만 잘 생각해보렴.

예수님은 거리와 마을에 내려오신 게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에 내려오신 것이잖니!

아빠도 길에서 찬양을 듣기 힘들어진 것들이 아쉽지만, 길가에 캐롤과 찬송이 가득하다고 하더라도 우리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예수님을 온전히 모시지 않은 상태라면 그분은 더욱 속상하실 거야.

비록 조용한 거리가 되었더라도, 축체 분위기까지는 못되더라도, 우리 하나 하나가 예수님을 마음의 가장 중심에 맞이한다면, 그분은 정말 기뻐하실 거란다.

행여나 사탄이 성탄의 기쁨을 점점 잃어버리게 만드는 일에 성공하고 있다고 자축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자기 꾀에 자기가 빠지는 꼴이 될 거란다.

그리스도를 앙망하는 이들은 이런 때일수록 더욱 구주를 마음에 모시려고 찾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

이 땅의 모든 운행은 하나님께 있고, 하나님은 모든 순간을 통해서 영광을 받으실 분이란다. 아멘!

성경에서 말하는 ‘땅’은 바로 우리의 ‘마음’을 의미한다고 해.

예수님은 이 지구의 땅바닥 위에 터를 잡으시려 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밭에 오신 것임을 기억하려무나.

그 분을 마음에 모시는 일에 전심을 다하기를, 우리를 죄에서 구속하러 오셨다는 그 기쁨에 소리 높여 찬송하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란다.

From. 사랑하는 아빠가

 

P.S. 너희가 또 자랐으니 올 크리스마스는 좀 더 큰 케이크를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