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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정

거절의 두려운 담을 허물어라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으며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린시절 상처로 남았던 기억들이 있는데 사실 부모님은 그 일이 나에게 상처로 남아 있었던걸 모르셨어. 나는 너무 힘들었는데 사실 그 일을 부모님은 기억조차 못하고 계셨어...
물론 지금은 치유 받았지만 
내가 이 아이를 키우면서 무심코 한 행동이 아이에게 상처로 남을까봐 두려워..."

이러한 마음 또한 치유되지 않은 상처에서 비롯된 두려움이었습니다.
두려움과 상처가 없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아이에게 그런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것 또한 부모의 마음입니다. 비록 상처나고 두려움이 몰려온다 하더라도 전능자의 그늘 아래로 피하는 법을 아이에게 가르치길 원합니다. 왜냐하면 주님만이 치유자 이시기 때문입니다.


교사로 재직할 때 4학년 담임을 맡은 적이 있었다.
아이들 중에 늘 말이 없는 얌전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형적인 착한 아이였지만 그 아이의 일기장을 검사할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기장에 온통 부모에 대한 욕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에 대해 그래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줄 때면 배시시 웃기만 하다 다음 날이면 또 일기장을 욕으로 가득 채워오곤 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외국인 회사의 중견 간부였고 어머니는 고등학교 교사였는데 아이에 대해서 관심도 많았고 가정에 별 문제도 없었다. 부모를 면담했지만 아이가 부모를 욕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스카우트 선서식이 있던 날 그 아이는 스카우트 신입대원으로 서 있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욕 문제도 있고 해서 직장에서 어렵게 시간을 내어 학교를 방문한 듯 학부모 자리에 서 있었다. 선서식 행사가 진행되었고 아이는 학부모 속에 있는 자기 어머니를 발견했다.

그렇게 흥분한 아이의 얼굴을 나는 처음 보았다.

아이는 제 어머니께 달려가 자기의 머리에 씌워진 화관을 벗어 어머니의 머리에 씌워주려 했지만 키가 작아서 어머니 앞에서 깡충깡충 뛰어올랐다.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얼굴을 찡그리며 제자리로 돌아가라며 아이를 밀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게 된 나는 아이가 부모를 욕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에서 거절감을 느꼈던 것이다. 부모의 별생각 없는 행동이 본의 아니게 아이를 아프게 하고 있었다.

아이는 착한 아이로 행동하며 거짓 자기로 살고 있지만 부모의 거절감에 대한 상처는 '버림받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으로 자라났다. 이는 자신에 대해서는 수동적이고 부모에 대해서는 사랑과 인정 그리고 수용을 거절당했다는 생각이 욕을 하며 반항하는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었다.

거절감은 두 가지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자신을 학대하는 것으로 슬픔과 자기연민, 증오,낙심, 낙망등이다
또하나는 거절에 대한 분노를 타인에게 돌려 타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 권위자에 대한 반항, 자신은 거절당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공격성, 남을 조종하고 군림하려는 완고함 등으로 나타난다.

청소년들이 또래에게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좋지 못한 무리 속하기도 한다.
인간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다.

거절감을 경험했던 나 역시 예수님을 만난 후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조명받게 되었다.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느 날 주님은 내가 스스로 높은 담을 쌓아 올리고 그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고, 그 때문에 이런 형상이 나타남을 보여주셨다. 나는 주님께 그것을 깨뜨려달라고 기도했고, 그 후 국내외로 다니며 강의를 하게 되면서 그 부분에서 점점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예수님은 우리가 높은 담 속에서 숨어 사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앞에서 손을 내밀어 거절의 두려운 담을 허물고, 받아들여지고 받아들이며 사는 삶을 살기 원하신다.
하나님이 받으들이실 수 없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아프면 울어>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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