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마을_이무현

[아빠의 편지] 태초에 하나님이

 

To. 사랑하는 아들과 딸

 

아들아.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운 날 초등학교 2학년이던 너는 집에 와 아빠에게 화를 내며 말했어. ‘허이구! 우리 조상이 원숭이래!’ 뭐 일단은 하나님이 천지를 지으신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전혀 품지 않은 아들이 자랑스러웠단다.

한 헬스 트레이너가 ‘매달리기 많이 하세요. 어깨 건강에 좋아요. 원숭이가 많이 매달리잖아요. 우린 원숭이로부터 진화됐잖아요.’ 라고 말하는 걸 듣고 아빠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단다. 그의 말엔 자신이 원숭이의 자손이란 것에 대한 조금의 의문도, 고민도 묻어있지 않았거든. 그냥 배운 대로 받아들이고, 사고를 깊이 하지도 않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단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누구든 큰 소리로 외칠 수 있는 이 세상에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를 고백하는 것은 꽤 큰 믿음이 필요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우리가 과학적으로 창세기 1장 1절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단다. 모든 걸 진화와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이들도 어떻게 빅뱅으로부터 타블렛 컴퓨터가 생겨날 수 있는지는 설명할 방법이 없거든.

창조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첫걸음은 창조주를 인정하는 것이란다. 반대로 창조의 질서를 파괴하는 첫걸음은 내 뜻대로 생각하는 것이지.

하나님은 우리에게 ‘믿음’을 요구하시고, 사탄은 우리를 ‘납득’시키려고 장황한 설명을 한단다. (거짓말을 수습하려면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니 길어지는 게 당연해.)

확실한 건 ‘납득’보다는 ‘믿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는 거야. 생각해 볼 필요는 있지만 흔들릴 필요는 전혀 없지. 믿음은 굳게 지니고, 공부는 열심히 하렴.

 

from. 한 때 열심히 공부했던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