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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정

가인과 아벨이 어렸을 땐 얼마나 둘이서 재미있게 놀았겠니?

열 손가락을 깨물에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어릴 적 많은 형제자매 속에서 자라다 보니 가끔은 내 잘못도 아닌데 혼난다고 생각하니 내안에 미움이 싹트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미워했던 게 아니었습니다. 가인과 아벨도, 에서와 야곱도..
큰 불의 시작은 언제나 작은 불씨에서 부터라는 것을 알고 나니 내가 억울한 상황에서 미워해야 할 사람은 형제자매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없다면 나의 노력으로는 할수 없는 것을 알기에 오늘 하루도 주님을 더욱 의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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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이 예뻐서 볼에다 뽀뽀를 해주고 있으면, 그 옆에서 큰아들이 묻는다.

"엄마, 나도 아기였을 때 예뻤죠?"
"그럼,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였지. 너만큼 예쁜 아기를 엄마는 본 적이 없어."

흐뭇해하고 있는 큰아들 얼굴 앞으로 작은 아들 얼굴이 불쑥 나타난다.

"엄마, 나는요?"
"너? 엄마는 형아 이후로 너만큼 잘생긴 아기를 본 적이 없어. 네가 얼마나 예뻤는데? 그렇지, 진석아?"

이미 최고의 찬사를 받은 큰아들은 마음이 넉넉해져서, 정말로 은석이는 귀여운 아기였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작은 아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묻는다.

"그러면 진수는요?"
"진수? 너희들 진수만큼 예쁜 여자아기 본 적 있니?"
둘 다 아니란다.

이렇게 "너희 각자가 제일 귀한 존재"라는 것을 믿게 하고
서로 사랑하게 하려고 눈빛도 무수히 주고받는다.
"동생은 너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요,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것을 수도 없이 말해왔다.

동생은 너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요, 가장 가까운 친구

큰아이는 진심으로 동생을 아끼고 돌봐왔다.
한 번도 제 동생을 때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누가 과자라도 주면 동생 것까지 챙겨 오는 형이었다.

그러나 그리 오래지 않아 늘 깔깔깔 웃는 소리만 나던 아이들 방에서, "왜  만날 형만 좋은 거해?", "너, 왜 말 안 들어?"하는 아이들 말이 들려왔다.
큰아이는 늘 자기가 잘하는 것을 동생에게 자랑했고, 동생이 뭐든 해내면 "그건 나도 할 줄 안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안 되겠다.
아이들에게 익히 알고 있는 불행한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가인과 아벨, 에서와 야곱이 처음부터 서로 싸우고 죽이겠다고 쫓아다닌 것 같니? 아니야.
세상에 단둘뿐이 형제였는데, 가인과 아벨이 어렸을 땐 얼마나 둘이서 재미있게 놀았겠니?
너희들보다 더 딱 붙어서 온 산과 들을 돌아다니면 신나게 놀았을 거야.
그들은 처음부터 원수가 아니었어. 처음부터 죽이고 싶은 상대가 아니었어.
지금 너희들처럼 작은 다툼이 시작되고, 양보 없이 배려 없이 이해 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덧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에서와 야곱이 되는 거야.
너희들도 나중에 에서와 야곱처럼 한 명은 죽이겠다고 쫓아가고, 한 명은 달아나고 할 거야?"

이렇게 물으면 절대로 아니라고 둘 다 고개를 젓는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바꾸라고 이야기해준다.

에서와 야곱처럼 되고 싶은 형제는 아무도 없지만 마음이 어긋나기 시작할 때 그것을 바로 잡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가인이 되고 에서가 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어서 사과하고 용서하라고 말한다.
둘이서 꼭 껴안고 회복하게 한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한 집안의 한 부모 아래에서 참 다른 사람들이 자라는것을 많이 보았다.
잘 배운 자와 못 배운자, 상처 받은 자와 상처를 이겨낸 자, 하나님의 백성과 사탄의 자식이 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가지 않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바르게 세우려고 언제나 애쓰는 사람과 그저 교회에만 다니는 사람이 한 가정에서 자란다.

장성하여 한 부모 아래에서 난 형제자매가 한 영으로 통하는 것만큼이나 든든하고 힘이 되는 게 없다.
반면에 그 반대의 경우만큼이나 힘 빠지고 어려운 일이 없다.
그래서 자식 키우는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하나 잘 키우기도 힘이 드는데, 자식 모두를 모든 면에서 서로에서 못지않은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꿈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운다.
서로 미워하지 않고 다툼 없이 자라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본이다.

내가 한 집에서 키운 나의 아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받은 사명은 각각이겠지만, 하나님께 은혜를 받고 성령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자신의 삶을 십자가에 바치는데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못지않기를 바란다.
그 못지않은 믿음으로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는 데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형제와 자매가 되기를 바란다

같이 울고 같이 웃으면, 기도로 동역하고, 모든 것을 같이 나누는 형제, 자매로 키우기 위해 오늘도 나는 동생에게는 형에게 순종할 것을,
형에게는 동생을 따뜻하게 돌볼 것을 부탁하며 기도한다.
<성경으로 아들키우기>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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