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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테마
오늘의테마

그분을 따른 적이 없었다….

얼마나 대충 믿고, 대충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2016-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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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마치니 주머니가 비어 가족과 함께 처가의 빈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가고 있었다.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였다(고후 6:10). 교회를 하려고 모인 한 명 한 명도 그랬다.

회개하라

함께 밑줄 그은 첫 주의 말씀은 “회개하라”(마 4:17)였다. 아파트 거실에 모여 앉아 짧은 설교를 진행한 후 함께 순종을 위한 대화를 했다. 겨울이 한창인데 베란다에 꽃이 보였다. 조용히 눈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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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는 3단계로 구성된 성도의 액션이다.
1단계: 예수님을 만난다.
예수님을 만나서 죄의 관성이 충격을 받게 된다.
2단계: 회개 기도를 한다.
잘못했다며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함으로써 예수님의 말씀에 부딪혀 금 간 마음을 깨뜨린다.
3단계: 행동을 바꾼다.
깨진 마음의 틀을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재건해서 새로운 행동으로 바꿔나간다.

설교 후 질문이 이어졌다. 세 가지 대화 주제였다.
“나는 예수님을 만났고, 또 날마다 만나고 있는가?”
“그래서 매일 회개하는가?”
“행동을 바꾸는가?”

이에 대해 두 시간 넘게 대화하고 기도한 후에 우리는 각자의 일터로 돌아갔다.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모여 서로에게 회개에 순종했는가를 질문하며 있었던 일들을 나누었다. 울고 웃으며 위로가 되고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다. 진지하고 진솔한 시간이었다. 그런 식으로 몇 주가 지났다. 기억에 남는 명령이 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마 5:12

이번에는 박해가 전제된 것이었다. 누군가가 예수님 때문에 우리를 공격하고 억울하게 만들고 쫓아내는 등의 박해를 가할 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명령이었다. 마찬가지로 짧은 설교 후에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는 침묵으로 끝났고,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모였을 때, 한 명도 순종한 사람이 없었다. 참담했다. ‘교회를 시작한 지 고작 몇 주 만에 이렇게 끝나는가?’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기뻐하라”에 순종해야 할 두 번째 일주일이 주어졌다. 순종 숙제를 진행해야 주일예배에 가서 얼굴을 들 수 있었다. 함께 기도하는 전우들에게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순종했느냐고 묻던 것이 어느새 “그래서 박해 받았어?”라는 말로 바뀌기 시작했다.

“아침에 조조영화를 보러 홍대 앞에 갔는데요….”
“그래서 박해 받았어?”
“….”

“가족과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래서 박해 받았어?”
“….”

그런 식이었다. 서로 깔깔대는 이모티콘을 날리며 물었지만 뼈 있는 질문이었다. 예수님의 말씀에 문자적으로 순종하고 싶었던 우리는 각자가 얼마나 예수님을 대충 믿고, 대충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박해 받을 정도로 예수님을 증거하거나 그분을 따른 적이 없었다. 애통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줄 알고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문둥병 같았다. 증세를 자각할 수 없는 심각한 질병. 우리는 홍대 앞의 한 시끌벅적한 패스트푸드점에 모여 많이 울었다. 말씀에 순종했는지 못했는지, 왜 못했는지를 나누다가 스스로의 증세를 자각하며 울었다. 그리고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박해(?) 받기 위해 흩어진 사람들 같았다.

대중교통에서 “우리의 진정한 종착지는 천국이니 예수님 믿고 함께 천국에 갑시다”라고 외치다 쫓겨났고, 홍대 한복판에서 “술에 취하지 말고 예수님 믿고 성령에 취하는 사람이 됩시다”라고 외치다가 술 취한 사람에게 욕을 먹었고, 회식 때 직속상관의 3차 제안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거절해서 큰 어려움을 당했다.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 딤후 3:12

아무런 위험도 없이 안전하고 평탄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으면 예수님을 떠나는 것이 좋다. 주님과 누리는 교제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삶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점점 커지게 마련이다. 데이비드 플랫, 《래디컬》, 두란노, 222쪽

교회 개척 과정에서 순종에 3주나 걸렸던 그 명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실행하기까지는 알지 못했다. 예수님을 사랑하되 그분을 전부로 사랑하지는 않았음을 3주 후에야 알았다. 성경의 인물들이 그 순종 실행자들의 심령에서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물을 버리고 집을 떠나 예수님을 따라나섰던 제자들의 모습이 일렁였다. 유대인 정죄자들이 지켜보는 데서도 예수님만 바라보며 그 곁에 서서 울며 향유옥합을 깨뜨린 여인의 스토리가 아려왔다. 자신보다 거룩하다고 주장하는 유대인들의 인파를 헤치고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예수님을 만났던 키 작은 세리장 삭개오도 거기 있었다. 기도하면 산 채로 사자밥이 되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 세 번 성전을 향해 창문을 열어놓고 기도하던 다니엘도….

한 번에 하나씩 예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과 서로의 점검이 이루어질 때마다 교회가 쑥쑥 자라났다. 회개한 죄인들의 모임으로 무럭무럭 커갔다.

† 말씀
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도 이같이 박해하였느니라
- 마태복음 5장 11,12절

오히려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것으로 즐거워하라 이는 그의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너희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려 함이라
- 베드로전서 4장 13절

너희를 위한 우리의 소망이 견고함은 너희가 고난에 참여하는 자가 된 것 같이 위로에도 그러할 줄을 앎이라
- 고린도후서 1장 7절

† 기도
입으로만 순종과 사랑을 외쳤던 모습들을 회개합니다. 말씀에 순종하며 행할때 제 안에 믿음과 주님에 대한 사랑을 누릴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말씀에 반응하며 순종하며 살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나는 예수님을 만났고, 또 날마다 만나고 있는가?”,“그래서 매일 회개하는가?”, “행동을 바꾸는가?” 말씀에 순종하며 행동으로 결단해보세요.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