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마을_이무현

[아빠의 편지] 사랑은

 

 

To. 사랑하는 아들 딸.

지금은 너희 모두 곤히 자고 있어 조용한 시간.

생각해보니 아빠가 하루 종일 제일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는

'오빠나 동생이 뭔가 잘못했다'며 와서 이르는 것이더구나.

한 편으로는 수시로 엄마 아빠를 의지하는 너희들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 와닿는 것은 역시 서로 더 사랑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란다.

서로 사랑하는 것.

잠언 10장 12절에서는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 " 라고 말했어.

잘 읽어 보면 미움과 사랑 사이의 공통점은 어디에든 '허물'이 있다는 거야.

서로의 부족한 모습, 자기 맘에 안드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는 미움으로 치우쳐질 수 있고,

누군가는 사랑으로 그 허물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거구나.

오호..이 편지를 쓰면서 아빠도 처음 알았다.

어려운 얘기일 수 있지만 아빠가 너희들 사진을 찍을 때가 생각난다.

보통은 사진을 찍을 때 배경이랑 너희들 모습이 다 잘 담기도록 찍는단다.

그런데 배경이 좋지 않으면 너희들이 웃고 있어도 예쁘지 않게 나올 때가 있어.

얼마전 처음으로 학교가는 딸의 첫 사진을 찍는다는게 주차장에서 내려서 차들 문짝 사이에 놓고 웃어보라고 한 일이 생각나는구나.

아... 후회된다.

게다가 역광이었지.

 

아빠에겐 싸지만 좋은 단렌즈가 하나 있었는데 , 그걸로 너희들을 사진에 담을 땐 배경을 날려버릴 수 있어.

그러니까 너희에게만 딱 초점을 맞추고 배경은 흐리게 만드는 렌즈야.

주차장의 차들 문짝 사이여도 너희가 이쁘게 나온단다.

 

사랑이란 그런 단렌즈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상대가 어떤 허물에 쌓여있더라도 그것들이 아닌 상대 자체만 아름답게 보이게 해주는 것과도 같지.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최고급 렌즈를 달아주셨어.

그치만 살아가면서 잘 관리를 못하면 흐려지거나 깨지거나 한단다.

늘 그 사랑이란 렌즈가 맑게 있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해.

사람 뿐만이겠니.. 온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랑 렌즈를 소중히 하렴.

 

From. 너희를 사랑하는 아빠가.

 

P.S 얼른 이 글을 이해하고 서로 이르지 않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