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써야 하는 일기(방학숙제)
그런데 쓰지 않고 미뤘더니
그날들의 일들이 기억이 안 난다.
재미있었는데, 누구랑 갔었는데
날씨는 어쨌는데, 어떤 걸 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일기를 쓰지 못하는 3호
“그때 뭐했지? 거기가 어디더라?”
엄마에게 묻고, 오빠들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일기를 써내려간다.
일기는 그날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잊어버리면
다른 이의 기억을 빌려
다시 기억해야 한다.
다시 기억 할 수 있지만
다른 이의 기억을 빌려야 할 만큼
내 것이 아니게 된다.
그러니 그날 그날 기억하자
그리고 내것이 되게 하자.
그것이 은혜를 기억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