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어 살기>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넌 할 수 있어”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게끔 격려하고 가르친다. 아이가 자라 거대한 경쟁의 메커니즘 속에 살아가려면 독립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라나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실패의 산을 넘어도 눈앞에 또 다른 산이 있음을.
사람은 매우 불완전한 존재이다.
외부로부터 에너지원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관계 속에 살아가지 않으면 외로움을 느끼며, 궁극적으로는 죽음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이 사실을 재빠르게 인식한다면, 그제서야 비로소 우리가 살아가야 할 모습이 눈에 보인다.
자생할 수 없는 불완전함은 절대적인 완전함에 기대어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고, 의도한 것은 반드시 이루어지며, 스스로 있기 때문에 스스로 존재하는 완전함의 본체이신 하나님께 말이다.
사람의 불완전함은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준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향해 의도적인 방관을 스스로 허락하신다. 우리가 자신의 무능함을 직면하는 순간이 올 때까지.
그리고 결국 그렇게 무능한 존재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르게 내 손을 잡고 있던 큰 손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전능하신 손이다. 그 안에서 나는 평안하고,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힘을 얻는다. 그분의 능력이 나의 능력이 된다.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아는 겸손으로부터 영적인 질서가 세워지고, 그러한 피조물과 창조주, 불완전함과 완전함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은 하나님 되시고, 그분의 영광은 우리에게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