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많아지는 초가을이다. 크리스천 청년이라면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나는 이런 결혼식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내용은 알찬 결혼식이 바로 스몰 웨딩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따르지 않는 크리스천다운 삶의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자기다운 결혼을 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얼마에 결혼하지?’보다 ‘어떤 결혼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까?’를 더 먼저, 더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
1 선교사가 머문 게스트 하우스가 결혼식장으로
Wedding 결혼식
메이크업과 드레스, 스튜디오 촬영은 직접 준비했다. 결혼식 리허설 사진은 지인이 결혼선물로, 본식의 사진은 아는 목회자의 도움을 받았다.
신랑이 이른 새벽부터 결혼식이 진행될 장소의 잡초를 직접 뽑고 청소와 세팅을 했다. 신부 유일한 씨는 ’마리 앤 메리’에서 대여한 드레스를 입었다.
트리하우스의 카페를 신부 대기실로 사용했다. 이 부부는 결혼식의 가족사진을 떠올리면 프랑스 영화 ‘파니핑크’의 엔딩이 생각난다고 한다. 하우스웨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혼식 가족사진이었다.
Tip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저희는 결혼을 준비하며 서로를 더 알아가고, 의지하는 시간이었어요. 저희가 결혼을 준비할 때 한 지인이 “결혼식을 준비하지 말고 ‘결혼’자체를 준비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말씀이 저희 부부에게 크게 다가와서 그 이후 결혼식에 대한 부담감을 버릴 수 있었어요. 결혼식을 잘 하려고 하다보면 욕심이 끝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는 예비신랑신부들도 식 자체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보다 결혼 이후에 두 사람이 살아갈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그 순간도 서로를 더욱 사랑하는 시간으로 보내었으면 좋겠어요.
2 일상의 공간에서 펼친 웨딩파티!
Wedding 결혼식
만남부터 결혼까지 서로의 역사를 연혁처럼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초등학교부터 살았던 동네를 다니며 직접 사진촬영을 했다. 결혼식을 할 때 당시 썼던 물건들과 지인들의 글과 시를 전시했다. 평소에 좋아하는 가수들과 지인들이 ‘공연’을 하며 파티처럼 진행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공간이었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Tip.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살아온 궤적이 다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제각각이라 뭐 이렇다 할 이야기하는 게 많이 주저되는데요. 저희 결혼식이 작은 결혼식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비용도 비슷하게 들었고요.
다만 과정 안에 희락이 매우 컸고, 주체적으로 하다 보니 싸우는 일도 없었어요. 오히려 재밌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요.
무엇보다 저랑 아내가 살아온 삶과 어울리게 식을 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업체에서 짜놓은 시스템이 안락함을 제공하고, 고민, 시간, 돈, 많은 것을 줄여 줄 텐데 굳이 덜 매끄럽고 번민과 고뇌로 그 특별한 시간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3 양가 어머니와 함께 결혼여행
Wedding 결혼여행
결혼식은 교회에서 목사님의 성혼선언으로 대신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렸던 8월 첫째 주에 양가 어머니와 함께 미국 알래스카로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다(양가 아버지는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셨다).
여유롭게 배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하루에 다섯 끼씩 먹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결혼 후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부터 사소한 것까지 말이다. 어머니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은 살면서 잊지 못할 것 같다.
Tip. 작은 결혼식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가장 먼저 생각하고 꿈꾸고 믿고 말하는대로 하나님께서 그대로 일하심을 잊지 말아야 해요. 결혼식을 그저 하루 행사로 화려하게 잘 끝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결혼을 통해 가정이라는 교회가 세워지는 새로운 시작 앞에 두 사람이 누구보다 민감하게 깨어 기도로 준비하고 내면의 상태와 하나로 연합함의 아름다움을 꿈꾸는 것에 초첨을 두는 것이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