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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를 정말 싫어했다…

 2016-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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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를 정말 싫어했다. 술만 먹으면 어머니를 때리고 누나들을 못살게 굴고, 어머니가 피땀 흘려 일궈놓은 땅을 여자들 때문에 마구 팔아치운 아버지가 싫었다.

이 세상에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가진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크리스천은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마저 어그러지는 것을 본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인격이 잘 와 닿지 않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 옆집에 한 아저씨가 이사를 왔다. 아저씨는 공직에 있다가 자식들 공부를 다 시키고 퇴직해서 시골로 내려왔다고 했다. 아버지와 달리 학식도 있고 인품까지 훌륭했다.

‘이 아저씨가 우리 아버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으면 내가 공부도 더 잘하고, 재능도 더 발전시킬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마음이 들 때면 다른 한쪽에서는 어김없이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올라왔다.

나에게 있어 아버지는 인생의 걸림돌처럼 느껴졌다. 그런 나를 하나님께서 한 사건을 통해 완전히 바꾸셨다.

대학교 4학년 기말고사를 마치자마자 나는 양평에 내려가서 일본 유학에 필요한 공부를 했다. 양평 집은 한겨울이라 방이 정말 추웠다. 그래서 부엌에 가서 숯불이 담긴 화로를 가지고 방으로 들어왔다.

한참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새벽 2시쯤 화장실을 가려고 방을 나섰다. 그러나 몇 발짝 못 가고 마당에 쓰러지고 말았다. 밤나무에서 나오는 유독가스는 연탄가스보다 무서운데, 화로에 피운 게 밤나무 숯이라는 걸 깜빡한 탓이었다.

새벽에 아버지가 나를 발견하기 전까지 나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깜짝 놀란 아버지는 나를 간신히 끌어다가 안방에 눕히고는 군불을 땠다. 아무리 해도 깨어나지 않으니까 그 새벽에 수지침을 잘 놓는 동네 사람을 불렀다.

하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급한 마음에 아버지는 나를 업고 양평 읍내로 내달렸다. 오로지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뿐이었겠지만 예순이 넘은 노인이 이십 대 장정을 업고 뛰기에는 힘에 부쳤을 것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버지 등이었다. 입김이 허옇게 나올 만큼 추웠는데 아버지의 등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아버지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내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버지, 저 깨어났으니 그만 내려놓으세요.” 얼른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를 세웠다.
“괜찮은 거냐? 어디 보자. 정말 괜찮아?” 아버지는 나를 내려놓기 무섭게 뒤돌아서서 내 여기저기를 살피며 말했다.

눈물이 쏟아지는데 주체할 수가 없었다. 살면서 아버지 앞에서는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때 깨달았다.

‘무식하고, 가난하고, 못된 아버지지만 그래도 우리 아버지구나! 옆집 아저씨가 아무리 똑똑하고, 돈이 많고, 훌륭해도 그는 내 아버지가 될 수 없구나. 아버지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아버지라는 그 이유만으로 효도해야 하는구나.’ 집에 돌아와서 하나님께 회개기도를 했다.

육신의 아버지가 나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버지께 효도해야 하는 것처럼, 영(靈)의 아버지인 하나님께서 내게 고통과 슬픔과 좌절과 역경을 주신다 해도 그분은 나의 아버지이시다.

하나님께서 내게 복을 주셨기에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버지이기 때문에 믿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다. 시시때때로 역경과 고난이 다가오지만 “하나님, 당신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믿는 것이 내 본분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복을 주시든 안 주시든 하나님을 경외해야 한다. 복을 주셔도 우리의 하나님이시고, 역경과 고난을 주셔도 우리의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내 인생이 힘에 겨운 고난의 연속이라고 해서 하나님을 원망할 필요가 없다. 그 고난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께 효도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때 우리 영혼이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

† 말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전도서 12장 13절)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로마서 8장 15절)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에베소서 1장 4,5절)

† 기도
하나님 아버지, 때로는 아버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원망하는 저희의 모습을 봅니다. 잘되는 환경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로서 경외하는 믿음이 온전히 저희에게 있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 적용과 결단
혹시, 육신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에 영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에 대한 오해가 있지는 않으신가요? 우리의 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임을 꼭 기억하십시오 나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구하십시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