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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올 백이에요.

 2016-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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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 나도 한 번 열심히 공부해본 적이 있었다. 정말 죽어라 공부했다.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시험을 보고 채점 결과가 나왔는데 첫째 시간에 100점, 둘째 시간에 100점, 셋째 시간에 또 100점을 받았다. 마지막 시간에 자연 과목에서 두 개 틀렸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1등을 했다.

이제 드디어 집에 가서 엄마에게 칭찬받게 되었다고 기대에 부풀었다. 이만하면 둘째 아들도 꽤 괜찮다고 인정하실 거라 믿었다. 마침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시험 어떻게 됐어?” 모름지기 감동을 주려면 틀린 것부터 얘기해야 한다. “두 개 틀렸어요.”

뭔가 애매한 대답이다 싶으셨는지 엄마가 어디서 뭘 두 개 틀렸는지 다시 물으셨다. “전부 다 100점 맞았고 자연만 두 개 틀렸어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옆에 있던 아주머니 입이 쫙 벌어졌다. “아드님이 공부를 정말 잘하네요.”

하지만 엄마는 계속해서 아주머니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큰 애는 올 백이에요.” 엄마는 내가 아니라 형이 얼마나 똑똑한지를 자랑하셨다. 그때 알았다. 엄마 눈에 나는 없다는 것을. ‘해도 안 되는구나. 아, 나는 안 되는구나. 난 엄마 눈에 들 수 없구나.’

어머니는 매우 단순하고 착하신 분이다. 더욱이 그 시절에는 똑똑한 맏이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던 상황이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4학년에게는 그런 것을 헤아릴 만한 실력이 없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안 하는 사람들이 하는 착각이 있다. 자신이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때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형을 이기지 못한 좌절감, 최선을 다하고도 어머니 눈에 들지 못한 낙망이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렸다.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웠다. 공부를 안 해도 공부 때문에 맞아본 적이 없었다. 고2 때 거의 전교 꼴찌를 했는데도 안 맞았다. 애초에 내게 공부에 대해 아무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호와의 총회에 영원히 들어오지 못하는 족속인 모압 여인 룻을 선택해주신 것처럼 이런 가능성 없는 나를 선택해주셨다.

나는 고2 때, ‘경배와 찬양’ 집회에서 찬양 중에 주님을 영접했다. 그때 나는 정말 놀랐다. 만일 하나님께서 천재적인 우리 형이나 동생을 선택했다면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을 텐데,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는 것이 그저 놀라웠다.

나중에 내가 신학교를 들어가자 형님은 자신이 정리한 헬라어 동사표를 내게 가져다주었다.
예수님도 안 믿는 형이 성경을 공부할 것도 아니면서 왜 헬라어 동사표를 보나 싶어 물어봤다. 영어를 비롯해서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다가 그리스 로마 고전을 원전으로 읽어보려고 헬라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헬라어로 원전을 보는 사람이 목사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신문기자 출신의 아버지를 닮아 언변도 기가 막힌 법대 출신의 형이 목사가 되었다면 사역도 엄청나게 잘할 텐데, 하나님은 그런 형을 목사로 부르지 않으셨다. 철학을 전공한 셋째도 어학과 언어 실력이 탁월하다. 그런데도 선택하지 않으셨다.

공부 때려치우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부족한 자, 삶의 비전과 목적도 없는 나 같은 자를 하나님이 선택하신 것이 그저 놀라웠다.

그것을 깨닫자 나에게도 인생의 목적이 생겼다. ‘살아보자, 열심히 살아보자! 하나님이 신실하시고 실수가 없으시다면 날 선택하신 이유가 있겠지. 내 삶에도 이유가 있겠지.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되겠지

† 말씀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 43장 1절)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베드로전서 2장 9절)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시편 100편 3절)

†기도
모압 여인 룻을 선택하신 것처럼 가능성이 없는 저희들을 선택하신 주님!
세상의 기준에서 저희들을 바라보고 실망하고 좌절하지 않게 하시고 실수가 없으신 주님의 선택하심을 믿으며 하루하루 맡겨진 작은 일에 충성하는, 주님과 동행하는 삶 살게 하여 주세요

†적용과 결단
모압 여인 룻을 선택하신 것처럼 가능성이라고는 1%도 없는 우리들을 주님은 선택하셨습니다.
주님의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신실하신 주님을 매일 매일 바라보십시오





†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