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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기다리시게 할 수 없어서…”

 2016-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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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가 있을 때, 한 여성도가 교회로 나를 찾아왔다.자기 집 2층에서 갓난아기가 죽어 가고 있는데 와서 기도를 해달라는 것이다.방에 들어가니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되는 아기 몸에 갖가지 호스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서 아기의 몸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생명을 놓고 서원한 것은
아기는 젖을 빨지 못하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이제는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했기 때문에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결혼한 지 10년 만에 어렵게 잉태된 아기이고,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원정 출산을 온 것인데, 젖을 빨지 못하여 말라 죽어 가고 있으니, 산모는 넋이 나간 채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아기를 위해 기도했더니 “생명을 놓고 서원한 것을 생명을 놓고 갚을 때 나을 수 있다”라는 이상한 말이 흘러 나왔다.나는 그 말의 의미를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아기 엄마에게 “이 어찌된 연고냐?”고 물었다.넋 빠진 사람처럼 울고 있던 아기엄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기가 아픈 것은 아빠 때문일 거예요.남편은 19살에 폐병으로 각혈을 하게 되었대요.입으로 쏟아져 나오는 피를 막으며 ‘주님! 나를 살려 주시면 일평생 주님이 종으로 헌신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서원했어요.

그 후 신학교에 가려고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남편이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스캔들 때문에 교회가 문을 닫고 성도들이 뿔뿔이 교회를 떠나는 것을 보고, 남편은 주의 종이 되는 것이 두려워졌어요.

자신도 그런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목회자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을 실족시키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 신학교에 가지 않고 영문학을 전공했어요.지금은 영어학원을 하고 있지만 50세가 되면 다 내려놓고 주님의 종으로 살 것이라고 했어요.이불 속에서 나에게만 알려준 비밀이지요.어서 남편에게 전화해야겠어요.”

아직까지 기다리시는 주님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나는 그 아기와 엄마를 다시 만났다.대방동에 있는 아기의 집에 가니 아기는 몸에서 호스가 다 없어진 상태였다.아기의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나를 맞이했다.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내 몸에 주의 종이 될 수 없는 죄의 유전자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나쁜 인성을 가진 피는 나에게서 대를 끊어내려고, 아이를 갖지 않기로 약속하고 아내와 결혼한 것입니다.

우리가 10년 만에 어렵게 아기를 잉태한 것이 아니라, 아기를 갖지 않으려고 10년 동안 애썼습니다.그런데 덜컥 잉태하게 된 것입니다.나는 아기가 잉태된 지 4개월쯤 되었을 때, 깊은 기도 중에 뱃속의 아기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려줄 수 없었습니다.아내는 마음이 여리고 어린아이 같아서 심한 충격을 받을 것이 뻔했습니다.나는 고민하다가 그래도 미국의 의술이 한국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아내에게 원정 출산을 가라고 권유했습니다.

미국에 가서 아기를 낳으면 미국 시민권이 주어지니 고생스럽더라도 미국으로 가라고 했더니, 아내는 내 말만 믿고 출산을 위해 미국으로 간 것입니다.

이제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습니다.내 재산도 주님을 위해서 다 쓰겠습니다.이제 내 인생을 주님을 위해서 온전히 다 드리겠습니다.주님께 내 아기를 살리기 위해 서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부족한 나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아직까지 주님의 종으로 기다리고 계신 그분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입니다.”

관용이는 개구쟁이
아기의 아버지는 바로 신학교에 갔다.아기의 첫돌에는 노숙인들과 함께 큰 잔치를 벌였다.아기 엄마가 “사모님! 우리 관용이가 음식을 씹지 않고 그냥 삼켜요.어쩌면 좋아요?” 하고 묻는 전화를 한 적이 있어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걱정하지 마! 관용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씹지 않고 그냥 삼켜도 다 잘 크고 있는 거야.
음식은 목구멍으로만 넘어가면 그 다음은 다 소화되는 거야.”
우리 아들 결혼식장에 올 때 관용이는 네 살이었는데,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결혼식장을 운동장 삼아 뛰어다녔다.관용이는 이제 석 달만 지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정옥 서울역 노숙인을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 회장, 인천 인일여고와 총신대학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소중한 사람들 www.sojoonghan.org


  •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아침 일찍 경찰 병원에 갔다. ♣ 그 곳에는 폐가 굳어지는 희귀병으로 3년간 병상에서 투병생활을 하는 전직 경찰이었던 한 성도가 있다. ♣ 죽음을 눈앞에 둔 그를 위하여 나는 10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 그는 내 약속을 받으며 최소한 1000일 간은 사랑하는 그의 가족 곁에, 내 곁에 견딜 수 없는 병의 고통을 참으면서라도 살아 줄 것을 다짐한 셈 이다
    유정옥 / 크리스챤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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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교회와 성도에게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