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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초 낭독회

"가난해도 사랑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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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살기 퍽퍽한 시절에
어머니는 나에게 유산과 같은 기억을 남겨 주셨다.

초등학교 4학년 비 오는 날,
어머니가 퇴근하여 집에 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오셨다.

난 골목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어머니는 어두워져서야 골목에 나타나셨다.

"왜 이렇게 늦었어?"
"어떤 아저씨 짜장면 좀 사드리고 오느라고."

당시 짜장면은 졸업이나 생일날 등 특별한 날에나 먹었다.
그런데 그 짜장면을 어떤 아저씨에게 사 주셨다니....
난 당연히 화가 났다.

"뭐야? 왜 나는 안 사주고 그 아저씨만 사줘?"

"그 아저씨는 엄마 일터인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저씨인데
비만 오면 정신이 이상해져.
그래서 오늘도 안 나왔더라구.
근데 집에 오다가 시장에서 아저씨를 본 거야.
아저씨가 엄마한테 "배고파요"하는거지.
그래서 짜장면 사드리고 아저씨 부인에게 모셔다 드리고 왔지."

"나도 짜장면 먹고 싶어."
"돈이 어디 있어? 집에 가서 얼른 김치나 볶아 먹자."

그날의 기억이 가난한 나의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가난해도 사랑은 할 수 있다.
사랑을 안 하니 가난한 것이다.

- 청년에 답하다 p21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