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아가 항복될 때까지는 하나님은 일하실 수 없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다. 강제로 우리 안에 들어오려 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고집을 부리는 동안 하나님은 기다리실 수밖에 없다. 둘째 아들이 유산을 달라고 했을 때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처럼.
몽골은 겨울에 가정마다 석탄을 때기 때문에 공기는 늘 석탄 연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겨울이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만 보내야 했다.
아이들이 갑갑해 하는 것을 풀어주기 위해 나는 당시 7살 된 큰 아이 동연이와 칼싸움을 자주 하곤 했다. 보통은 동연이가 이기게끔 일방적으로 져주는 게임을 한다. 동연이가 휘두르는 정의의 칼날에 나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연이가 정정당당하게 굴복하는 법을 배우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아이의 칼을 쳐서 떨어뜨린 후 내가 가진 장난감 칼로 살짝 옆구리를 찔렀다. 그리고 모른 척 소리치며 좋아하는 시늉을 했다.
“와! 아빠가 이겼다.”
그러자 동연이는 시무룩해 하더니 곧장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달래려 방으로 들어가는 엄마에게 동연이는 울먹이며 말한다.
“나 억울해요. 아빠는 나를 이겼다고 어떻게 저렇게 좋아할 수 있어요?”
나는 아이를 그대로 재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연아, 아빠랑 칼싸움 한 판 더 붙을래?”
“그래요. 아빠 아까 비겁했어요.”
이번에는 동연이가 휘두르는 칼에 내가 맞고 쓰러질 차례였다. 그렇게 쓰러져서 동연이에게 한마디 던졌다.
“동연아, 많이 세졌는데!”
“그죠? 이번엔 내가 새로운 작전을 걸었거든요!”
득의양양한 동연이의 웃음을 보면서 나는 내가 아들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고집을 부리는 한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자발적이지 않은 순종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야곱의 엉덩이뼈를 어긋나게 하는 방법을 쓰셨다. 씨름에서 뼈를 위골(違骨)시키는 것은 반칙처럼 보인다. 하나님께서 이기려다 안 되니까 야곱을 상대로 반칙을 쓰신 것일까? 아니다.
야곱은 에서에게 힘으로 이길 수 없으니까 도망갈 생각부터 한다. 하나님은 그가 도망갈 생각을 하자 의지하고 있던 수단을 건드리셨다. 야곱이 끝까지 믿었던 것은 두 다리였다. 그 중에 하나를 치신 것이다.
극약 처방이었다. 야곱의 꾀는 완전히 꺾였고 최악의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그리고는 하나님은 이제 떠나시겠다고 했다.
‘네가 그렇게 믿을 만한 존재라면, 그래 이제 네 힘으로 어떻게 하겠니?’라는 메시지이다.
이제는 야곱이 하나님을 붙잡는다.
“내게 복을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덧붙여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내 노력으로는 이제 이 상황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당신이 이겼습니다. 당신의 축복만이 나의 유일한 탈출구임을 인정합니다. 내 인간적인 모든 노력을 포기합니다. 당신의 방법이 나를 지배할 것입니다.”
야곱이 바뀌는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 자아가 항복했을 때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 사도행전 19장 9절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 마태복음 16장 24절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 빌립보서 3장 7~9(上)절
† 기도
주님, 자아의 욕심으로 채워진 나의 계획들이 무엇인지 돌아보며 다시금 주님 앞에 내려놓길 원합니다.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내 힘이 아닌 주님의 능력으로 살게하여 주옵소서. 즐거이 순종하며 자원하는 심령의 기쁨을 맛보길 원합니다.
† 적용과 결단
하나님께 고집부리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내 방법으로 해서 실패했던 경험들을 나누며 주님의 방법으로 온전히 나를 지배해 달라고 기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