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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개 국을 자전거로 여행한 문종성 작가

여행 속에서 주님이 기뻐하실 일을 시험해보다

2007년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한 26살의 문종성 씨는 자전거 한 대 끌고 국내를 횡단했다. 땅 끝에서 출발해 판문점까지 한 달 동안 자전거로 여행했던 것이다.

그해 그는 중국을 횡단할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중국을 여행했다. 그 역시 대입과 취업대란 속에서 불안했다.

세상이 남들처럼 살도록 강요하는 것 같은 상황에 조용한 반기를 들고 싶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자전거로 세계 비전트립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나님이 성경뿐 아니라 나무와 꽃들, 구름과 별에도 말씀을 기록했다’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말에 용기를 냈다. 자전거를 타면 그것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어떻게 예수님을 깊게 만날 수 있을까 묵상하다가 ‘광야’를 떠올렸다.

성경의 인물들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만났던 것처럼 자전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다녀보자고 생각했다. 말씀대로 살면 내 삶이 어떻게 되는지 믿음의 실험을 해보고 싶었던 거였다.

그리고 7년 2개월 동안 전 세계 112개국을 자전거(약 7만킬로미터)로 여행했다.

여행길은 순탄치 않았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후원사에서 경비지원이 철회됐다. 로키산맥을 넘던 중에 전복사고로 카메라 렌즈가 파손되었다.

멕시코에서는 강도를 만나 카메라와 캠코더를 빼앗기기도 했다.

미칠듯이 작열하던 사막의 태양, 끊임없는 좌절을 겪었던 로키산맥의 오르막길, 폐가에서의 숙박 등 수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결코 편안한 길을 택하지 않았다.

8개월 동안 숙박 시설은 사막도시에서 단 한번 이용했고 교회와 경찰서, 소방서 등 공공기관,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불편한 밤을 보내는 게 일상이었다.

에콰도르에서는 도둑을 만나 가진 것을 다 잃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칼 든 강도를 만나 자전거와 8개의 가방을 모두 강탈당했다.

패닉상태에 빠졌고 비전트립 최대의 시련이 됐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가야 했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여행 중에 겪은 위기의 순간들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순간으로 삼았다. 계속 말씀을 묵상하며 말씀 안에 내재된 하나님의 뜻을 분별했다.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고 아프리카로 넘어와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14개국을 돌 때 새로운 시도를 했다.

자전거 비전트립을 하면서 받았던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 도움을 다시 나누고 싶어 ‘사마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성경의 사마리아인을 모티브로 만든 프로젝트로 2010년 한 해 동안 아프리카 지역에 3천 개의 모기장을 설치했다. 후원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여행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성공을 도와주시는 분이 아니라 끝까지 사랑해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배웠다.

에베소서 5장 10절은 그가 크리스천 청년들을 만날 때 늘 이야기해주는 구절이다.

‘주를 기쁘시게 하는 게 무엇인가 늘 시험하여 보라’는 말씀 때문에 여행에서 말씀을 이루어가는 과정들을 즐길 수 있었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기쁨이 될 수 있는지 자신의 인생을 통해 증명하며 도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