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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가 머문 게스트 하우스가 결혼식장이 되다

결혼식이 많아지는 초가을이다. 크리스천 청년이라면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나는 이런 결혼식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결혼 준비를 하다 보면 비용과 시간에 쫓겨 결국 남들처럼 흔한 결혼식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오롯이 두 사람이 만든 소박하지만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거나 신혼여행을 계획한 이들이 있다.
요즘 실속과 개성을 살린 ‘스몰 웨딩’이 인기다. 스몰 웨딩은 판에 박힌 결혼식을 거부한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직 둘만을 위한 결혼식을 만들어간다.
공연장, 펜션, 교회 등 결혼식이 열리는 장소도 다양하다.
기호에 따라 파티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하나로 묶는 ‘스드메’ 패키지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둘만의 장소에서 삼각대를 이용해 사진 촬영을 하고, 드레스를 대여해 입고, 직접 화장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결혼식다운 결혼식을 올린다. 하객들은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축하하며 식사를 즐긴다. 규모는 작지만 내용은 알찬 결혼식이 바로 스몰 웨딩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따르지 않는 크리스천다운 삶의 방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의미 있는 결혼을 하고 싶다면 이번 테마기획으로 작은 결혼식을 생각해보자.
가장 자기다운 결혼을 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얼마에 결혼하지?’보다 ‘어떤 결혼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갈까?’를 더 먼저, 더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

Where 장소
만난 지 3주째인 2013년 10월 3일 트리하우스에서 하우스웨딩 형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결혼이 한 달 남은 시점에 예식장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탓도 있었지만, 트리하우스에서 하우스웨딩을 한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트리하우스는 캄보디아에서 선교사로 사역한 신랑 송명훈 씨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로, 이들 부부에게 특별한 장소였던 것이다.

Wedding 결혼식
메이크업과 드레스, 스튜디오 촬영은 직접 준비했다. 결혼식 리허설 사진은 지인이 결혼선물로, 본식의 사진은 아는 목회자의 도움을 받았다.

신랑이 이른 새벽부터 결혼식이 진행될 장소의 잡초를 직접 뽑고 청소와 세팅을 했다. 신부 유일한 씨는 ’마리 앤 메리’에서 대여한 드레스를 입었다.

트리하우스의 카페를 신부 대기실로 사용했다. 이 부부는 결혼식의 가족사진을 떠올리면 프랑스 영화 ‘파니핑크’의 엔딩이 생각난다고 한다. 하우스웨딩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혼식 가족사진이었다.

Why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린 이유
“결혼의 진짜 의미를 기억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준비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거품을 빼고 모두가 행복한 축제 같은 결혼식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객들로부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고, 행복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Tip 작은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이나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결혼을 준비하며 저희는 서로를 더 알아가고 서로를 더 의지하는 시간이었어요.

저희가 결혼을 준비할 때 한 지인이 “결혼식을 준비하지 말고 ‘결혼’자체를 준비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말씀이 저희 부부에게 크게 다가와서 그 이후 결혼식에 대한 부담감을 버릴 수 있었어요. 결혼식을 잘 하려고 하다보면 욕심이 끝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는 예비신랑신부들도 식 자체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보다 결혼 이후에 두 사람이 살아갈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그 순간도 서로를 더욱 사랑하는 시간으로 보내었으면 좋겠어요.